금감원, 주가조작 가능성 조사…CLSA 창구서 KB금융 14만株 매도…한때 하한가
KB금융 주가가 10일 오전 9시10분 하한가(-14.91%)까지 곤두박질쳤다. 크레디리요네(CLSA)증권 창구에서 나온 매도주문 때문이었다. 곧바로 반등해 ‘단순한 주문실수’였다는 분석이 있지만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주가 조작 세력이 개입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KB금융의 주가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손실을 유도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가 의도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렸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KB금융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와 관련된 주가 조작설이 나오고 있다”며 “단순한 주문실수인지, 주가를 일부러 떨어뜨리기 위한 매도 주문이었는지 자본시장조사국에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 주가는 이날 오전 9시10분 CLSA증권 창구에서 갑자기 쏟아진 약 14만주 규모의 매도주문 때문에 14.91% 떨어진 3만11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주가는 곧바로 반등해 400원(1.09%) 오른 3만6950원에 마감했다. CLSA증권은 고객의 단순 주문실수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KB금융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손실을 유도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가 주가를 일부러 떨어뜨렸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조기상환이 가능한 스텝다운형 ELS의 경우 기초자산 주가가 판매시점보다 40~50% 떨어지면, 만기 때까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주가가 상승하지 않는 한 주가 하락률만큼 손실이 확정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KB금융 주가가 이날 3만1100원까지 떨어져 손실을 낼 가능성이 생긴 ELS는 총 10개이고 총 발행금액은 181억원이다.

ELS 수익률 조작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 ELS 담당자는 “최근 발행되는 ELS는 대부분 종가로 수익률이 가려지기 때문에 장중 주가가 급락해도 큰 영향이 없다”며 “2011년에 발행된 일부 상품의 경우 장중 주가로 수익률이 결정되긴 하지만 의도적으로 주가를 조작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