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목돈 마련, 돈 불리려면 1%의 수익률이라도 더 챙겨야
돈 불리기가 쉽지 않다. 결혼자금, 주택자금, 교육비, 노후자금 등 어느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생애주기에 맞춰 다양한 이벤트가 발생하고 그때마다 목돈이 들어가는데 연 2~3%대의 금리로는 자산을 늘리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특히 적립 기간에 여유가 많지 않은 결혼자금이나 자녀교육비 마련은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요즘과 같은 저금리 시대, 짧지도 길지도 않은 중장기 투자를 통해 효율적으로 목돈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결혼자금 마련과 자녀 대학등록금 마련을 예로 알아보자.

○우선 목표 금액을 정하라


첫째,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목표 금액을 정하는 것이다. 결혼하려면 1억원은 있어야 한다는 말을 심심찮게 듣는다. 신혼집 마련에 들어가는 전셋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단순 계산으로 1억원이라는 돈을 모으려면 매달 100만원씩 8~9년을 모아야 한다. 사회 초년생의 급여로 매달 100만원씩 저금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몇십만원의 소액만 적립하다가는 중장기 목표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물론 모든 신혼부부가 전셋값 전액을 마련해 결혼하는 것은 아니다. 무리하게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자신의 실정에 맞춰 목표 자금 규모를 정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결혼을 약속한 상대가 있다면 함께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자금을 모으는 것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자녀 대학등록금은 얼마나 준비해야 할까. 현재 대학등록금은 학교와 전공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연간 1000만원, 4년간 4000만원가량 든다. 만약 유학을 보낸다면 매년 1억원 이상의 등록금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자녀 수가 많다면 학자금은 그만큼 늘어난다. 자녀 교육비는 지출하기 최소 5년 전부터 상승률 예측이 가능하다. 따라서 미리 자금을 계산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물가상승률과 비교했을 때 교육비 상승률은 2~4%가량 더 높다고 본다. 계산하다 보면 예상 수준을 뛰어넘는 자금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때는 자녀와 함께 의견을 나눠 규모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현재 수입과 지출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매달 발생하는 수입과 지출, 비정기적 수입과 지출을 계산하고 저축 가능한 금액을 파악하자. 사회 초년생은 수입이 늘어날수록 씀씀이가 커지게 된다. 저축액을 미리 40~50%가량 떼어내고 생활하는 습관을 기르자. 40~50대는 교육비 마련 외에도 주택 마련, 노후자금 마련도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별도로 자녀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셋째, 인출 시기와 적립 기간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최근에는 7년이나 10년 이상 가입하면 좋은 금리와 세제 혜택을 주는 상품이 제법 많다. 하지만 상품이 매력적이라고 해도 가입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인출하면 오히려 손해다. 5년간 운용할 자금과 7년간 운용할 자금은 운용 전략이 다르다. 상품의 특성에 맞게 적립 기간을 채울 수 있어야 상품의 매력을 최대한 높일 수 있듯, 인출 시기와 적립 기간에 따라 적립액, 포트폴리오 구성, 상품 선택이 달라야 한다.

넷째, 1%의 수익률이라도 더 챙겨야 한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1%의 수익률도 소중히 여기고 짜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때 1%의 금리를 높이는 것도 방법의 하나지만 새나가는 1%의 세금을 줄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연소득 5000만원 이하 근로자라면 재형저축부터 챙기자. 7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한 세금이 면제된다. 이 외에도 세금우대종합저축이나 제2금융권의 비과세 상품을 활용해 세후 수익을 높이자. 비과세 혜택을 감안하면 연 3% 상품이라도 연 5%의 금리 효과를 볼 수 있다.

목적을 특화한 상품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대학등록금 마련이라면 자녀 명의로 어린이 펀드에 가입할 수 있다. 어린이 펀드는 최저 가입 금액이 적고, 추가 납입이 가능한 상품을 선택하길 추천한다. 부모가 일정한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물론, 자녀도 자신의 용돈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 또 현재 세법에 따르면 만 19세까지는 10년 단위로 1500만원까지, 20세 이후에는 3000만원까지 증여세 공제 혜택이 있다.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자녀 명의로 펀드에 가입할 때 미리 증여세 신고를 해두는 게 좋다.

다섯째, 시시때때로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수정하면서 자금을 불려야 한다. 적금상품과 적립식 펀드는 초기 종잣돈을 모으는 데 활용하기 좋고, 자산관리계좌(CMA)나 예금상품은 단기간에 인출 계획이 있는 목돈을 잠시 넣어 두는 데 활용하기 좋다. 반면 자금을 불리는 데는 원금 손실의 위험은 있지만 적극적인 투자로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투자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경우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어 인플레이션 위험도 피할 수 있다.
중장기 목돈 마련, 돈 불리려면 1%의 수익률이라도 더 챙겨야
○정해진 목적 외에 인출 유혹 이겨내야

이처럼 중장기 투자 기간에 수익률을 좀 더 높이고자 한다면 처음 3~4년은 묻어두되, 금리나 수익 변동에 대응해 기간별로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수정해야 한다. 이 외에 월 적립 금액을 계획적으로 조정하는 전략도 활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매달 일정하게 저축하지만 저축 여력에 따라 점점 저축액을 늘리거나, 반대로 초기에 많이 저축하고 점점 줄여가는 방법을 쓸 수 있다.

중장기 목돈 마련, 돈 불리려면 1%의 수익률이라도 더 챙겨야
마지막으로 각각의 목적 자금에 이름표를 붙여 중도 인출의 유혹을 이겨내자. 모아야 할 목돈의 규모가 크고, 오랜 기간 적립하다 보면 만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인출해 버리기 쉽다. 결혼자금과 자녀 대학등록금이라는 이름을 붙여 중도에 자동차 구입이나 주택 마련 등에 쓰지 않도록 잘 지켜야 한다.

공도윤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책임연구원 syoom@wooriw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