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훈 "발레리나 강수진 같은 스타 무용수 키워 대중과 함께하는 현대무용 시장 만들 것"
“뛰어난 기량을 지녔음에도 능력을 펼칠 공간이 없는 현대무용수들에게 마음껏 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고 싶어요.”

국립현대무용단 이사장을 맡은 구자훈 LIG투자증권 회장(LIG문화재단 이사장·66·사진)은 6일 서울 예술의전당 내 한 카페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그는 “현대무용은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경쟁력을 가진 예술 장르”라며 “현대무용은 특히 시대정신를 반영하기 때문에 세계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장직 제의를 받았을 때 지난 30년간 현대무용에 쏟은 열정을 바탕으로 국립현대무용단이 발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구 이사장은 지난 30여년간 현대무용과 재즈 등 순수예술 분야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 왔다. 젊은 안무가를 지원하는 ‘영아티스트 클럽’ ‘평론가가 뽑은 젊은 안무가 초청공연’ 등의 사업을 통해 꾸준히 예술 분야를 지원했고 그 공로로 2007 춤비평가상 특별상 및 2012 메세나 대상 메세나인을 수상했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문화융성을 위해선 먼저 사회 지도층을 극장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베를린 심포니 오케스트라나 볼쇼이발레단 내한공연을 하면 국내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비싼 관람료를 지급하면서까지 공연을 보러온다. 하지만 국립예술단체가 하는 공연장에는 지도층이 오지 않는다”며 “사회 지도층이 우리나라 공연을 보러 가면 일반 시민들도 그 공연에 관심을 갖고 보게 되면서 예술 향유층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무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선 대중과의 접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발레에는 강수진 같은 스타무용수가 있는데 현대무용수 중에는 스타가 없다. 그런 스타를 발굴하고 띄워줘야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많은 관객이 현대무용은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국립현대무용단의 공연에 해설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 중에 순수예술이 발전하지 않은 곳이 없다”며 “한국이 예술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정부 지원과 기업의 후원, 언론의 조명 등 삼박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용수 채용에도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그동안 프로젝트 형식으로 작품마다 오디션을 보고 무용수를 모집해 서울 공연이 끝나고 지방 순회공연을 하려면 시간이 맞지 않아 공연에 차질이 생기곤 했는데 앞으로는 계약기간을 길게 둬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