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내란음모' 수사] 이석기 "전쟁 준비하라"…체제 전복·후방교란 목적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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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RO 회합' 녹취록 공개 파장
총기 개조 등 구체적 실행계획 논의
남녘 혁명가·자주 등 北용어 사용 '충격'
총기 개조 등 구체적 실행계획 논의
남녘 혁명가·자주 등 北용어 사용 '충격'

○“현 정세 무너뜨려야”
이날 모임은 이 의원이 먼저 강연을 한 뒤 이에 대한 질의응답을 하고 이어 자유토론 및 권역별 토론이 진행되는 순으로 이뤄졌다.
그는 강연에서 “60여년 동안 형성했던 현 정세를 무너뜨려야 된다”며 “쟤들(한국 정부)은 절대로 물러나지 않을 거다. 온갖 방해, 책동, 물리적 탄압, 공작이 들어올 거다. 당연하지. 전쟁인데”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오는 전쟁을 맞받아치자. 시작된 전쟁은 끝장을 내자”며 “(이를 위해서는) 정치ㆍ군사적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물질·기술적 준비 체계를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며 “왜 기술적 준비가 필요한지 동료들과의 토론에서 한번 고민해 보라”고 주문했다. 후방교란 얘기도 나왔다.
○치밀한 사전 준비
실제 이 의원의 강연 이후 이어진 자유 토론 및 권역별 토론에서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논의됐다.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은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장난감총에 가스쇼바(완충기)가 있는데 개조가 가능하다”며 “그런 것들을 포함해서 인터넷에서 무기를 만드는 기초는 다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전시 상황 등 중요한 시기에 통신과 철도, 가스, 유류 같은 것을 차단시켜야 한다”며 “예를 들어 세계에서 가장 큰 유류 저장소가 평택에 있는데 탱크를 둘러싸고 있는 니켈합금은 두께가 90㎝이고, 총알로 관통시키기도 어렵다. 차로 다이너마이트를 싣고 와서 폭파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했다. 이어 “그렇다면 안에 들어가서 시설을 파괴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혜화동과 분당에 있는 통신시설에 접근하려면 몇 개의 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표현도 있을 정도로 사전에 치밀한 답사를 했음을 시사하는 발언도 있다. 국가 기간시설이 경비가 엄하지 않다는 내용도 있다.
김근래 경기도당 부위원장은 “최근 급박한 전쟁의 상황까지 포함해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며 “적들에게 심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전기·통신 분야에 대한 공격을 하는 것까지 포함해 여러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영춘 민주노총 고양파주 지부장은 “대부분 동두천에 거주하는 미 군속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일상생활에서 파악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종북 인증… 북한식 용어 등장
이 의원의 강연 곳곳에서는 ‘남녘의 혁명가’ ‘제2의 고난의 행군’ 등 북한식 용어가 다수 등장했다. 북한 특유의 전투적인 어법도 그대로 묻어났다.
이 의원은 “거기(북한)는 모든 행위가 다 애국적이다. 다 상을 받아야 한다”며 “그런데 우리는 모든 행위가 다 반역이다. (남한의) 지배 세력한테는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녘에 있는 우리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다. 고난을 각오하라.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각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자료를 보니 전 세계에서 6㎏ 미만으로 최소 경량화해 핵무기로 개발할 수 있는 나라가 3~4개밖에 안된다. (북한 핵실험은) 이룬 것이 엄청난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 의원은 “수많은 곡절을 딛고 우리가 동지부대를 이루고 미국 놈들과 붙는 대민족사의 결전기에서 우리 동지부대가 선두에서 저놈들의 모략 책동을 분쇄하고 더 나아가 통일혁명의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면서 선두의 역할을 한다면 이 또한 명예”라며 투쟁심을 고취시켰다. 녹취록엔 결전, 결사 등 죽음도 불사한다는 내용들도 들어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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