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신흥국 금융 불안이 코스피지수에 지속적인 하락 압력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얼어붙은 투자 심리 개선을 위해선 한국이 신흥국 내에서 차별적인 강점을 드러내는 게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닷새째 뒷걸음질지며 1850선마저 내줬다. 미국의 연내 출구전략 시행이 가시화되고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에 대한 금융위기 공포가 고조된 탓이다. 외국인이 이틀 연속 투매 행렬을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2.43% 떨어져 코스피보다 충격이 더 컸다.

밤 사이 미국 증시는 상승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7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글로벌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을 밝게한 덕이다.

중국의 HSBC 8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와 8월 유로존 종합PMI는 각각 50.1, 51.7를 기록했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뜻한다. 두 수치 모두 전달과 시장 예상치보다 높았다.

국내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의 시선도 경기 회복 전망에 쏠릴진 미지수다. 전날 국내증시 장중 발표된 중국 PMI의 호조 소식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일부 신흥국 국가들로부터 자금 이탈이 일어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외환 상환 부담은 구조적인 문제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전민규 한국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금융 불안이 간헐적으로 반복되며 국내 시장에서도 불안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저평가된 데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물경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차별적인 매력을 갖고 있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견해다. 신흥국 금융 불안의 반사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 연구원은 "일본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선호되면서 강세를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럴 경우 한국 수출에 반사 이익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인도 등 신흥국의 통화가치와 주식이 하락한 영향에다 전날 MSCI 이머징마켓지수에서 한국 비중이 15.12%로 올랐다" 며 "7월 말보다 0.18%포인트 상승한 수준으로 향후 신흥국으로 자금이 유입될 경우 한국에 보다 많은 돈이 들어온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