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개성공단 정상화, 그동안 얼어붙었던 대북 사업이 올해 안에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산업팀 신인규 기자와 함께 청신호가 켜진 대북 사업의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신 기자. 일단 그동안의 상황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개성공단이 멈춘 것은 지난 4월 3일이었습니다. 우리측 근로자의 출입이 차단되면서 개성공단은 넉 달이 넘는 가동 중단에 들어가게 됐는데요. 그동안에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정부는 당국간 실무회담을 통해 개성공단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북한과의 대화에 나섰는데 일단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요. 지난 6차회담에서는 북측이 돌발행동을 보이며 회담이 결렬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남북이 지난 14일 일곱번째 회담에서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공단 정상화의 물꼬가 트였습니다.

개성공단 정상화가 합의된 이후에는 나머지 대북 이슈가 순차적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측이 제안한 오는 23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회담도 북한이 수용했습니다. 현재 남은 것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인데, 우리 정부는 20일 오후에 북한에 금강산 회담을 다음달 25일에 하자고 제안했고, 북한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앵커>

대북 관련 이슈의 세가지 줄기가 모두 큰 고비를 넘긴 모습인데요. 일단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정상화에는 합의했지만, 우리 정부가 말하는 대로 `발전적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제 첫 발을 떼었다, 이렇게 보는 것이 더 정확하겠죠?



<기자>

네.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의 큰 틀을 합의한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공단 중단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확보된 `발전적 정상화`로 개성공단이 나아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해야할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재발방지책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 또 현재 지난 정부가 5.24조치라고 해서 개성공단의 추가 투자를 막은 상황인데 이 부분은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것인가와 같은 문제는 남북 당국간에 아직 풀지 못한 숙제고요.

무엇보다 개성공단은 지금 재건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설비 점검도 그렇고, 실제 공단에 들어가서 생산을 해야 할 기업들이 그로기 상태인 것이 문제입니다. 가동 중단이 4개월에 이르는 동안 입주기업들은 운영자금이라든지, 생산피해라든지, 상당한 피해를 입어왔는데요. 이들 기업들이 개성공단 정상화에 맞춰 정부에 요구안을 내걸었습니다.

기업들을 위한 특별경영안정자금 지원과 남북당국이 설립하기로 한 남북공동위원회에 기업들이 참여하게 해 달라는 것이 골자인데요. 개성공단 기업측의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유창근 개성공단 비대위 대변인

"5월 실태조사 이후 그에 맞게끔 지원을 해주겠다고 정부가 약속을 했지만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상당한 경영 위기에 직면하고 있고 또 어떤 기업들은 사채를 쓴다든가 해서 겨우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안정자금을 지원해 달라는 것이 저희들이 요청한 내용이죠.

정부에서 공짜로 주는 것은 하나도 없어요. 대출을 해서, 정부가 어떤 자금을, 세금을 기업에게 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오해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개성공단 기업들을 정부가 공짜로 도와주는 것 아니냐. 국민의 세금을 공짜로 준 것은 하나도 없어요. 단지 대출을 하는 데 개성공단 기업들이 신용 상태라든가 여러가지 리스크가 있다 보니 일반 시중 은행 대출이 어려운 부분이 있고, 그러한 부분을 경협자금을 통해 지원하는 것을 말씀드리는 거죠.

북한은 시장경제를 하는 나라가 아니고, 또 남북 경협은 기업들이 하고싶다고 해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서 협력사업자 승인을 내고 절차에 의해서 들어가는 데 우리가 들어가는 데 보험이라는 제도도 있죠. 기업이 들어가는 데 왜 보험을 들어주겠어요. 그것은 정부가 리스크를 감안해서 특수 지역에 들어가는데 정부가 보장을 합니다. 이렇게 해서 들어간 겁니다. 일반 기업의 리스크 관리와 개성공단 기업들의 리스크 관리는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또 기업이 경영을 잘못해서 피해를 봤다고 하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겠지만 개성공단 중단 사태는 기업의 의지와 상관 없이 일어난 일이거든요. 그래서 당연히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거죠.

남과 북의 공동 당국간 기구를 설치해서 개성공업지구에 있는 기업들을 지원해야겠다고 하는데. 어떤 지원을 할 것인가는 기업이 원하는 서비스를 해 줘야 하는데 당국간 정책적 합의만 이뤄졌을 때는 기업들이 상당히 불편한 문제가 발생할 수가 있어요. 그래서 국회에서도 법을 제정할 때 공청회라든지 여러가지 절차를 거치는 것처럼 남북공동위원회는 당국간 하는 것이고, 우리는 그 산하에 분과 위원회에서 노무, 세무, 혹은 경영에 필요한 부분에 대해 의견을 개진해 주면 그 의견에 대해 수렴을 해서 여러 절차를 진행하는 운영위원회에 참여를 요청한 겁니다."

<앵커>

요약하자면 경영안정자금은 국민의 혈세를 공짜로 쓰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대출 형식으로 급한 불을 끄는 데 지원해달라는 것이고,

기업들이 남북공동위원회에 자신들도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건 앞으로 정상화가 되고 난 다음에도 기업이 안심할 수 있는 추가적인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건데,

정부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전에 개성공단 기업들의 피해 실태를 통일부가 파악하면서, 개성공단 기업측의 피해 보상 요구에는 정부가 난색을 표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와 비교하면 정부의 반응은 긍정적입니다.

개성공단 7차회담 이후 회담에 수석대표로 참여했던 김기웅 남북협력지원지구단장과 공단 입주 기업 대표들이 두 차례 회동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기업들은 특별경영안정자금을 포함한 요청에 대해 김 단장이 이 자리에서 긍정적인 응답을 보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더 논의해야 할 부분이 남았지만 잘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네요.



<기자>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개성공단 정상화 자체에 의미가 있고, 정상화 이후에 여러가지 대북 이슈들과 그 진행 상황이 우리나라와 우리 기업에 나쁘지 않은 것이 현재 상황입니다.



<앵커>

여기에 더해서 정부는 다음달 25일에 금강산 관광 회담을 하자고 북한에 제의를 했습니다. 희소식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그런데 남측 당국의 회담 제의를 북측이 수용할지 여부를 아직 알 수 없지 않다는 시각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북한은 지난달에도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회담을 동시에 제의했지만, 정부가 이산 상봉 회담만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두 회담을 모두 무산시킨 바 있습니다.

이번 정부의 금강산 관광 제의는 20일 오후에 발표됐는데, 앞서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에 앞서서 금강산 관광 회담을 하자고 제의했을 때의 날짜보다 한 달 가량을 늦춰서 제안한 겁니다.



<앵커>

정부가 북한이 제안한 시점보다 날짜를 뒤로 늦췄다...이건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기자>

이번 금강산 관광 회담 제안은 정부의 원칙론이 반영된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김용현 동국대 교수

"북한 입장에서는 북미 고위급 대화와 6자 회담 재개를 희망하는, 미국과 중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는 사실상 국제사회 관계를 풀 수 없다는 차원에서 남북관계를 우선 풀고 국제 사회 관계로 방향을 트는 그런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정부입장에서는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부담, 특히 보수여론이 금강산관광을 상당히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차원에서 매우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단계적으로 가고 있다. 개성공단,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이런 수순으로 이 세가지 경로를 정부가 단계적으로 밟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금강산 관광까지 가는 경로에서 외부 변수, 특히 을지 프리덤 가디언 훈련 같은 것들이 크게 변수로서 작용할 가능성은높지 않다. 다만 내부적으로 남북 당국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둘러싸고 실질적으로 재발방지랄지,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문제랄지,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할거냐 이것이 관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요약하면 정부는 대북 사안에 대해서 한 번에 하나씩, 그러니까 개성공단을 문제를 푼 다음에 이산가족 문제를 풀고, 그리고 그 다음에 금강산 문제를 풀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는 모습이네요. 그리고 이대로 진행이 된다면 금강산 정상화를 앞두고 판을 뒤집을 큰 변수는 없을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까?



<기자>

현재까지는 그렇습니다. 금강산 관광 사업권자인 현대아산은 정상화의 물꼬가 트이고 나면, 그러니까 관광 재개를 합의한 시점부터 관광을 실제로 재개하는 데 까지 두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시간상으로는 연내 관광 재개도 가능한 건데요.

금강산 관광은 1998년 시작됐다가 지난 2008년 남한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사건 이후 전면 중단되기까지 누적 관광객수 2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었습니다.



금강산 관광 중단이 길어지면서 현대아산은 직원 감봉과 같은 고육책이라든가, 내포신도시 건설 같은 사업들을 확대하면서 버텨왔는데요. 내부에서는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경우에 관광객이 연 25만명 수준에 오르게 되면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대아산은 박왕자 씨 사건이 있기 전인 지난 2007년에는 36만명의 관광객이 금강산을 찾으면서 영업이익 200억원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네. 그리고 이런 대북 호재에 대해 시장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죠?



<기자>

투자의 측면에서 현재의 국면을 지켜봤을 때는 남북경협주라고 불리는 종목들이 호재에 무조건 상승하는 모습은 아닙니다. 이번주 초 장 흐름이 그걸 잘 보여줬습니다. 금강산 사업 재개 기대감이 한창 커질때였는데요.

19일 금강산 관광 사업 관련주인 현대상선은 전거래일보다 7.91% 내린 2만27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 한때 상한가 가까이 올랐지만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로부터 110만주 이상의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급락했습니다. 다른 종목도 같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금강산 관광지구에 아난디 골프와 리조트를 보유한 에머슨퍼시픽이라는 기업이 있습니다. 이 기업도 19일 한때 13% 선까지 올랐지만

장중에 크게 요동친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남북경협주는 언제든 호악재와 상반된 주가 흐름을 나타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장기 투자가 아니라 단기 투자 목적으로 이들 종목을 볼 때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앵커>

대북사업 전망 신인규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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