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축소 우려에 또 한 차례 요동쳤다. 여기에 중국 증시가 장중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가뜩이나 경계심에 둘러쌓인 투자심리를 뒤흔들었다.

코스피지수는 16일 3.80포인트(0.20%) 하락한 1920.11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 넘게 하락한 1903.72로 출발했다 오후 한때 상승 반전하며 1927.59까지 오르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밤 사이 발표된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5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곧 양적완화 축소에 들어갈 것이란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개인투자자들이 개장 직후부터 매물을 던지면서 지수를 압박했지만 외국인이 2100억원 넘는 주식을 사들이며 주가 회복을 도왔다. 이날 개인(1946억원)과 기관(47억원) 등 국내 투자자들은 매도 우위였다.

오후 들어서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5% 넘게 급등했다 보합권으로 밀려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일본이 0.7% 하락한 반면 대만은 0.48% 오르는 등 혼조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0.38%) SK하이닉스(-1.54%) LG전자(-1.85%) 등 정보기술(IT)주들이 외국인 매수에도 불구하고 뒷걸음질쳤다. 현대차(1.50%) 기아차(0.4%) 현대모비스(0.75%) 등 자동차주의 상승세는 지속됐다.

전문가들은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유지되고 다른 아시아 증시에 비해 선방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1920선에 대한 기술적 부담이 여전하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며 “2분기 들어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단계적으로 국내 증시에 반영되고 있어 추가적인 급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