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2분기 실적과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요금기저 산정기준 변경으로 2분기 실적이 예상에 못 미쳤다는 점과 유상증자에 따른 주당순이익(EPS) 희석 효과 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5% 감소한 2091억원을 기록해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2487억원을 15.92%하회했다.

이는 요금기저 산정기준 변경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가스공사에 보장해주는 이익은 요금기저(설비자산+일부 해외 투자자산)에 투자보수율을 곱한 값인데, 이번에 요금기저를 정하는 기준이 변경됐다"며 "보장이익 감소는 기준변경에 따른 일시적인 사안으로 장기적으로 보면 이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고 해석했다.

박성봉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8월1일 발표된 도시가스용 공급비용의 9.5% 인상이 1월부터 소급 적용됐음에도 불구하고 투자보수액이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올해부터 해외규제사업 일부가 요금기저에서 제외됐고, 장기대여금에 따른 이자수익으로 반영돼 시장예상치를 하회한 요금기저가 결정됐다"고 풀이했다.

자원개발(E&P) 부문 수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아울러 유상증자로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유상증자가 이미 시장에 알려진 사안이었지만 주주가치 희석측면에서 주가에 부담요인이기 때문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6996억원 규모의 신주 1502만8490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지난 13일 공시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다.

주당 신주 배정주식수는 0.1655832389주이며 신주배정기준일은 오는 9월6일이다. 신주 예정발행가는 4만6550원이며 오는 10월16일 확정될 예정이다.

황창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 계획 확정에 따른 수급 부담으로 주가는 단기적으로 조정 압력에 노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범수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점의 예정 발행가액(4만6550원)이 오는 9월3일 1차 발행가액이 산정되면서 변경될 수 있어 한동안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악재 해소 차원에서 단기 변동성 국면을 거친 후 재상승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오는 10 월 1~10일 사이에 인주인수권 상장이 예정돼 있어 실권으로 인한 물량부담도 덜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윤희도 연구원은 "유상증자 일정이 공시됐으니 불확실성이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며 "한국전력(지분율 24.5%) 참여 여부 등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향후 주가 상승을 전망하는 관점에서 보면 별다른 걸림돌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이에 신영증권이 목표주가를 10만60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하나대투증권(10만2000원→8만1000원), 삼성증권(6만9000원→5만7000원) 등도 목표가를 내려잡았다.

한편 한국가스공사는 전날보다 2300원(3.99%) 떨어진 5만5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루 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것.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