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긴 장마와 무더운 이번 여름, 더위와 습한 기운을 조금이나마 덜어 보고자 짧은 반바지와 치마를 입는 여성이 많다. 그러나 짧은 반바지와 치마를 입는 것을 꺼려하는 하지정맥류 환자들에게 무더위는 더 큰 스트레스로 느껴진다.

◆여름철 하지정맥류 환자 증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하지정맥류의 환자들은 보통 6월부터 증가하고 7~8월에는 약 30% 정도 환자들이 늘어난다. 여름철에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혈관이 확장되어 증상이 나타나거나 악화되기 때문이다. 또 노출이 늘어나면서 미용상의 이유로 서둘러 병원을 찾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맥은 동맥을 통해 심장에서 우리 몸 곳곳으로 공급되었던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는 통로이다. 정맥 내부에는 판막이라는 것이 있어 혈액의 흐름을 항상 심장 쪽으로 일정하게 유지하게 만드는데, 하지정맥류는 오래 서 있거나 다리를 꼬는 자세, 높은 하이힐을 신으면서 하지정맥 내의 압력이 높아지고 정맥 벽이 약해져 판막이 손상 되는데 이 때 심장으로 가는 혈액이 역류하여 늘어난 정맥이 피부 밖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때 많은 양의 피가 피부에 가까운 표피정맥으로 흘러가 검은 거미줄처럼 보일 수 있는데 이러한 이유로 치마를 입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다. 따라서 이러한 하지정맥류가 가진 특성을 알고 관심을 가진다면 우리 몸이 보내는 혈관이상 신호를 빨리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하지 정맥류가 있는 가족이 있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운동이 부족하거나, 오랫동안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경우, 흡연 등이 하지 정맥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남자보다는 여자에 좀 더 흔하다고 나타나있지만 최근 서비스 직종이 증가하면서 하루 종일 서있는 직업을 가진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의 하지정맥류 환자 비율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최영수 부민병원 외과 과장은 “하지 정맥류가 있으면 발이 무거운 느낌이 나고 다리가 쉽게 피곤해지는 것 같고 때로는 아리거나 아픈 느낌이 들기도 한다”며 “특히 오래 서 있거나 의자에 앉아 있으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고, 새벽녘에 종아리가 저리거나 아파서 잠을 깰 수도 있다. 하지정맥류가 심해지면 피부색이 검게 변하고 심지어 피부 궤양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하지정맥류를 의심한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하지정맥류의 경우 진행성질환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를 하지 않는다면 계속 질환은 악화된다. 전문의의 치료를 받지 않고 하지정맥류를 치료하고자 사우나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무리하게 다리 마사지를 하는 경우, 질환이 도리어 악화되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발생초기에 발견하면 압박스타킹이나 약물치료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많이 진행 된 경우 하지정맥류 수술은 정맥류가 발생한 정맥 부위를 정확히 찾는 것이 중요하다.

◆방치 말고 정확한 진단받아야

환자의 증상, 가족력 등에 대한 문진과 의사의 간단한 진찰을 통해 하지 정맥류가 의심이 되면 간단한 검사를 거쳐 하지 정맥류의 원인이 되는 판막 손상 부위에서 피의 흐름이 역류하는 것을 확인하고 역류되는 시간과 속도로 역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최 과장은 “치료방법은 정맥혈관의 내벽을 강화시켜주는 약물이나 압박스타킹의 착용 등 보존적인 치료를 실시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울퉁불퉁한 거미줄처럼 하지정맥류가 상당히 많이 진행된 후 찾게 되어 경화요법, 레이저치료, 수술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따라서 평소 우리 몸의 이상신호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몸에 꽉 끼는 옷을 즐겨 입거나 딱딱한 신발 등을 신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정맥류는 평소의 잘못된 습관에서 오는 경우가 많아 오랜 시간 서 있는 직업을 가지거나 비만을 가진 경우 마사지와 스트레칭 등을 겸한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갖고 꾸준한 운동을 것도 질환을 막는 좋은 방법이라 하겠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