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렵게 손 맞잡은 국민은행 노사 > 이건호 국민은행장(왼쪽)과 박병권 노조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노사공동 협약식을 열었다. 이 행장은 단식농성 여파로 입원한 박 위원장을 찾아가 대화의 물꼬를 텄다. /국민은행  제공
< 어렵게 손 맞잡은 국민은행 노사 > 이건호 국민은행장(왼쪽)과 박병권 노조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노사공동 협약식을 열었다. 이 행장은 단식농성 여파로 입원한 박 위원장을 찾아가 대화의 물꼬를 텄다. /국민은행 제공
국민은행 노동조합의 반발에 부딪혀 보름째 출근하지 못한 채 ‘호텔 집무’를 이어가던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5일부터 출근하게 됐다.

국민은행은 이 행장과 박병권 노조위원장이 4일 노사공동 협약식을 열었다고 발표했다. 노조와의 화해에 따라 이 행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으로 정상 출근한다.

국민은행은 이날 협약에 대해 “국가를 대표하는 은행으로서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은행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사가 한마음으로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노사는 협약식에서 “회사 발전을 위해 대립 관계가 아닌 상생과 존중의 신(新) 노사 문화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행장은 협약서에서 독자적이고 자주적으로 책임 경영을 실천할 것을 약속했다. 또 직원들의 근로 조건을 향상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하기로 했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실력을 바탕으로 한 공정한 인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달 22일 취임한 이 행장은 노조의 반발로 취임식이 무산됐다. 그는 23일부터 행장으로서 업무를 시작하긴 했으나 노조가 퇴진 요구를 하면서 출근 저지 운동을 강행함에 따라 갈등이 깊어졌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단식 농성에 돌입했던 박 노조위원장이 지난 2일 새벽 탈수 증세를 보이며 응급실에 실려가면서 출근 저지 투쟁이 끝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이 행장이 이날 병원을 찾으면서 대화의 물꼬가 터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