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자 금융감독원이 기업 보고서에 사모 회사채 발행 내용을 기재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감원은 4일 “사모 채권은 공모 채권과 달리 공시 의무가 없어 회사의 차입 정보가 투자자에게 구체적으로 제공되지 못한다”며 “3분기부터 기업 분기보고서 등 정기보고서에 사모 채권 발행 규모를 적도록 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206개 회사가 사모 회사채 8조3000억원어치(신종자본증권 포함)를 발행했다. 월별로 보면 작년 7월만 해도 1000억원으로 전체 회사채 발행의 1.8%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비중이 월별 10~20%대로 급증했다. 특히 올해 5월1~3일 3일간은 3000억원어치가 발행돼 비중이 47.3%에 달했다. 이같이 사모 회사채 발행이 급증한 것은 기업어음(CP)에 대한 규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작년 9월 만기 1년 이상으로 다수 투자자에게 CP를 발행할 때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게 하는 규제안을 발표했다. LIG건설 CP 사태처럼 기업들이 장기자금 조달 목적으로 어음을 발행하면서도 공모 규제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CP 규제가 발표되자 기업들이 그 대안으로 역시 공시 의무가 없는 사모 회사채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한편 사모 회사채 발행은 우량 기업들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AA- 등급 이상의 우량기업들이 발행한 사모 회사채 규모는 2조9570억원으로 전체의 60.4%를 차지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