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대한조선의 구조조정 작업이 삐걱거리게 됐다. 신한은행과 부실채권 전문 자산운용사인 파인트리가 대한조선 채권단에서 빠지기로 해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파인트리는 지난달 말 대한조선 채권에 대해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반대매수청구는 앞으로 대한조선에 13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테니, 보유 채권을 채권단이 되사달라는 의사 표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한조선에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나중에 선박건조 대금을 받으면 우선적으로 채권단에 갚게 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어 동의했는데, 산업은행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일방적으로 부동의 처리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대한조선에 대해 출자전환한 주식 540억원어치와 채권 400억원가량을 갖고 있다.

신한은행과 파인트리의 반대매수청구에도 나머지 채권단이 보유한 의결권이 75%가 넘어 신규 자금 지원은 가능하다. 다만 두 회사의 이탈에 따라 지원규모는 1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향후 채권단 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신한은행과 파인트리의 기존 채권과 여신을 재평가해 채권단이 인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채권은행이 반대매수청구에 가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한조선 채권단의 의결권 비율은 산은 67%, 신한은행 16%, 우리은행 6%, 수출입은행 5%, 파인트리 5% 등이다.

장창민/이상은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