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매스컴으로 주목받은  선수는 '1등' 유지에 유리
슈퍼스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매스컴’이다.

중국에 있던 미스터 고가 한국의 에이전트 성충수의 눈에 띌 수 있었던 것도 언론 때문이었다. 웨이웨이와 고릴라가 서로 소통하고, 야구에 천부적 소질을 보인다는 사실이 전 세계 방송·신문사를 통해 퍼져나갔기 때문이다. 미스터 고는 한국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이후에도 ‘고릴라가 야구를 한다’는 뉴스 가치 때문에 끊임없이 언론을 타게 된다.

경제학에 따르면 재화의 소비량이 늘어날수록 그 재화에 대한 ‘지급 용의’는 낮아지지만 슈퍼스타의 경우엔 다르다. 대중으로부터 소비되기 위해선 일단 친숙해질 때까지 ‘반복된 노출’이 중요하다.

로젠 교수는 가수나 연예인, 운동선수 간 소득 불균형이 심화되는 원인으로 매스미디어의 확산을 꼽았다. TV나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엔 지금보다 더 다양한 연예인이 문화산업에 종사했다. 하지만 정보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한 명의 슈퍼스타가 더 많은 소비자에게 동시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매스컴으로 한번 주목받은 선수는 ‘1등’ 자리를 계속 유지하는 데 이점이 있다. 복잡계 경제학자인 브라이언 아서는 ‘고착 효과(lock-in)’로 이 같은 현상을 설명한다. 시장 초기 사용된 기술은 다양한 곳으로부터 투자를 더 많이 받게 되고, 그렇게 발전된 기술은 많은 기업으로부터 채택된다는 논리다. 쉽게 말해 한번 영화의 주인공을 맡았던 연예인은 다음번에도 주연으로 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