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혹독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증권업계가 각종 수수료 인상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인력과 점포 구조조정만으론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야심차게 추진해온 해외 업무를 중단하는 곳도 나왔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9일부터 해외주식 거래수수료를 일제히 올렸다. 이번 수수료 체계 변경의 골자는 최저수수료 및 정률제 도입이다. 우선 미래에셋증권 창구에서 일본 주식을 사고팔 때 거래금액당 0.5%, 최저 5000엔을 수수료로 떼기로 했다. 종전엔 ‘거래액당 0.5%’ 기준만 있었다. 또 미국 주식을 온라인으로 거래할 때 0.25%(최저 10달러), 창구 거래 땐 0.5%(20달러)를 각각 받는다. 1000주당 25~50달러였던 종전과 비교할 때 일부 투자자의 비용 부담이 커졌다.

한화투자증권은 중국과 홍콩의 주식거래 업무를 아예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들 국가의 주식거래 서비스를 위한 신규 등록을 받지 않고 있다. 다음달 23일부터는 기존 가입자의 매수주문, 올해 말엔 주문, 조회, 환전 등 모든 업무를 중단한다. 한화증권 관계자는 “예상보다 이용자가 적은데 시스템 유지비용만 많이 소요돼 비용절감 차원에서 폐쇄하는 것”이라며 “고객 편의를 위해 신규매수 중단일부터 연말까지는 매도 및 출고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객 예탁금 이자(이용료율)를 낮춰 수익을 보전받으려는 곳도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달 15일부터 자사 고객의 예탁금 잔액(3개월 평균)에 적용하는 금리를 종전 최고 연 2.2%에서 1.5%로 인하했다. 종전엔 1억원 미만 잔액에 대해 0.2~0.6%의 이자를 지급했는데, 지금은 일률적으로 0.2%만 주고 있다. 1억~3억원 구간은 1.0%에서 0.5%로, 3억~5억원은 1.5%에서 1.0%로, 5억원 이상은 2.2%에서 1.5%로 각각 낮췄다. 예컨대 교보증권 고객이 5000만원의 예탁금을 1년간 맡겼다면 이자소득이 종전 30만원에서 10만원으로 줄게 됐다.

HMC투자증권도 고객 예탁계좌 운용방식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대신 주식 위탁계좌를 통해서만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CMA 계좌의 경우 고객이 돈을 하루만 맡겨도 연 2.5% 안팎의 비교적 높은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HMC증권 측은 “대부분의 증권사에선 이미 위탁계좌를 통해서만 주식 거래가 가능하다”며 “새 방식을 연내 도입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