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검찰과 스튜어디스 지망생 A(24)씨에 따르면 수강생 40여 명은 최근 여승무원 취업학원 원장 김모(30)씨를 사기 및 학원법 위반 혐의로 서울 동부지검에 고소했다.
고소장에는 김씨가 자신의 경력을 속이고 불법 강의를 해 피해자 1명당 많게는 수백만 원의 강의료를 받아 챙겼다는 주장이 담겼다.
A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씨가 운영하는 학원에 다니면서 피해를 본 수강생이 150여 명에 이르고 피해액은 총 3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김씨는 수년 전 스튜어디스 지망생들이 자주 들르는 네이버 카페 '전현차(전직현직차기 승무원 모임)'에 광고 글을 올렸다. 자신이 대한항공 부사무장 출신으로 대한항공 공채 당시 면접관으로 참여했다며 '족집게' 면접 과외를 해 주겠다는 허위 광고였다.
김씨의 과외방에는 면접관 출신이라는 말에 혹한 지망생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김씨가 면접 통과 비법으로 제시한 건 이른바 '3단 미소'. 3종류의 미소만 잘 지으면 항공사 면접을 무사통과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A씨는 "나를 비롯해 수강생들은 면접관 앞에서 김씨가 가르쳐 준 '3단 미소'를 짓다 되레 꾸지람만 받고 탈락했다"고 말했다.
수년간 이어지던 김씨의 사기행각은 다음(Daum)에서 승무원 모임 사이트를 운영하는 '진짜 승무원' 출신 B씨에게 발각됐다.
김씨를 수상히 여긴 B씨는 이달 중순께 대한항공 측에 확인한 결과 김씨의 근무 이력이 없다는 회신을 받았고 이를 '전현차' 게시판에 올렸다. B씨는 경력을 과장해 수강생을 등친 또 다른 학원강사도 함께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알고 보니 김씨는 시중은행 텔러 출신이었다"며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냈던 터라 더 배신감이 크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이 막 접수된 상황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본 다음에야 김씨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