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에서 스마트 TV를 선보였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에서 스마트 TV를 선보였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북미 TV시장 '독주 체제'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북미 TV시장 전 부문에서 1위를 싹쓸이했다. TV시장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부자들이 사는 TV’라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굳히며 2, 3위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28일 시장조사기관인 NPD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들어 6월까지 북미 TV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평판TV 29.4%, LCD 및 LED TV 26.9%, 스마트 TV 36.1%로 각각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렸다. 3D TV(45.7%)는 절반 가까이가 삼성 TV였고, PDP TV(54.2%)는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삼성은 평판TV 부문에서 2위인 미국 비지오(15.9%)를 2배 가까운 점유율 차이로 따돌렸다. 3위부터 7위까지인 LG(11.3%), 샤프(7.2%), 파나소닉(4.4%), 산요(4.0%), 소니(2.9%) 등의 점유율을 모두 합해야 삼성 TV와 비슷한 수준이 된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인 스마트 TV에서도 2위인 비지오(25.9%)와 점유율 차이를 10% 이상으로 벌려 놓았다. 60인치 이상 평판TV 부문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삼성의 대형 평판TV 점유율은 전년 동기보다 6.1%포인트 높아진 33.4%를 기록했다. 샤프(28%)와 비지오(21.4%)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류층을 타깃으로 한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이 ‘불황 속 독주’를 가능케 했다”고 설명했다. TV의 선전에 힘입어 올 2분기 삼성전자 소비자 가전(CE)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각각 14%, 83%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고가 시장에서 지배력을 더 높여갈 계획이다. 올해 스마트TV 라인업에도 60인치 이상 제품을 전년보다 30% 이상 확대했다. 올초 85인치 울트라HD TV(85S9)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 초엔 65인치와 55인치 울트라HD TV 라인업을 추가했다. 지난주엔 55인치 곡면 OLED TV를 미국 유통거래처를 통해 예약판매에 들어갔다.

북미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확대된 것은 베스트바이 등 유통시장 확보를 위한 투자도 밑바탕이 됐다. 베스트바이는 미국의 대표적인 전자제품 소매매장으로, 전시 물량 중 40%가량이 삼성전자 제품이다. 이달 셋째주 기준으로 40인치급 TV 베스트셀러 15개 중 절반에 가까운 7개가 삼성전자 제품이었다. 스마트폰에서 애플과의 소송전을 통해 높아진 삼성의 브랜드 인지도도 한몫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으로 TV 사업의 수익성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이 지난 2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9일 일정으로 미국 전역을 돌며 현장을 둘러보고 시장 흐름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삼성은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출신인 크리스 뱅글이 디자인 컨설팅에 참여한 TV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선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삼성TV가 갖춘 최고의 성능과 브랜드 파워가 북미 지역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로 나타났다”며 “소비자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제품과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올해 세계시장에서 8년 연속 TV부문 1위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