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작년 2분기 영업이익 50억원을 냈다. 그러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조1400억원. 1년 전 간신히 적자를 모면하는 수준의 성적을 내놨던 회사가 불과 1년 만에 완전히 다른 회사로 거듭난 것이다.
이 같은 변신 뒤엔 두 가지 근원적 변화가 있다. SK그룹에 인수돼 과감하게 투자할 여건이 됐다. 또 경쟁사인 일본 엘피다의 파산(작년 2월)으로 메모리 시장이 공급자 위주로 바뀌었다.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증시 전문가들이 SK하이닉스 향후 실적에 대해 낙관하는 이유다.
○PC D램 생산능력 키운 게 ‘대박’ 이끌어
올 2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28%에 달한다. 18%대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을 뛰어넘는다. 이는 과감한 투자와 반도체 시황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사실 2분기 메모리 시장은 정상적이 아니었다. 스마트폰, 태블릿PC가 늘면서 PC 수요는 줄었다. 메모리 업계는 D램 생산 라인을 대거 모바일용으로 전환하자 모바일 D램 값은 안정된 반면, 생산이 줄어든 PC D램 가격이 예상외로 급등했다. 현물시장 기준으로 올 들어 80%가량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작년 SK에 인수된 뒤 최근 5년래 가장 많은 3조8500억원을 투자, 생산능력을 키웠다. 여기서 PC D램을 많이 만들었다. PC용 D램 생산비중이 전체 D램의 30%에 달했다. 10% 수준인 삼성전자보다 훨씬 높다. SK하이닉스는 PC D램의 비중이 높은 만큼 가격 상승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릴 수 있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D램 출하량은 전 분기보다 20% 늘었고, 평균판매가도 16% 올랐다. 모바일기기 확산으로 낸드플래시 출하량도 전 분기 대비 29% 증가했고 평균판매가도 5% 상승해 실적을 뒷받침했다.
과감한 투자로 미세공정 전환을 앞당겨 원가를 절감한 것도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특허괴물인 미국 램버스와 합의, 그동안 쌓아놨던 소송충당금 일부가 환입된 것도 실적에 포함됐다.
○메모리 업계 “공급과잉은 없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은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PC용 D램의 공급부족 상황이 지속돼 3분기도 오른 가격에 계약했다”며 “4분기에도 공급부족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바일 수요도 견고하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IT&모바일사업부까지 모바일 D램 공급을 요청할 정도다.
과거 수십여개 업체가 치킨게임을 벌였던 메모리 업계는 작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도시바로 정리돼 만성적인 공급과잉이 해소됐다.
SK하이닉스도 D램 미세공정 전환을 앞당겨 3분기엔 20나노급 D램 제품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이고, 낸드플래시 생산도 늘릴 계획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를 함께 생산하던 청주 M12라인을 낸드전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3분기엔 팽창하는 차세대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상반기 1조5000억원을 투자했는데 하반기엔 탄력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며 “다만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는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예상밖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고용 부진으로 12월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12월 20일로 끝나는 주간의 주정부 실업수당 초기 청구 건수가 계절 조정치 적용후 1만건 감소한 21만4천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경제학자들이 예상한 평균치 22만 4천건 보다 적은 수치다. 고용 증가 기준으로 평가되는 실업급여 수급 시작 후 일주일간 추가 수당을 받는 사람 수는 12월 13일로 끝나는 주에 3만 8천 명 증가(계절 조정치)한 192만 3천 명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미국 노동 시장은 ‘신규 채용도 해고도 없는 상태에 갇혀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전 날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가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미국 경제는 회복력을 보이고 있으나 노동 시장은 정체 상태에 빠져있다. 경제학자들은 수입 관세와 이민 단속이 노동의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주 발표된 11월 실업률은 4년만에 최고치인 4.6%로 상승했다. 전 날 발표된 컨퍼런스보드의 12월 소비자신뢰도 조사에서도 노동시장 상황이 2021년 초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부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분리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홈플러스를 통째로 인수할 후보가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자금난으로 직원 급여조차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리면서다.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 회생신청 사건 관련 절차협의회를 24일 진행했다. 협의회엔 대표 채권자인 메리츠증권을 비롯해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 홈플러스 노동조합, 관리인인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김 부회장은 회생법원 허가를 받아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사업부를 분리 매각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작성해 오는 29일까지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MBK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 이전에도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사업부 분리 매각을 추진한 적이 있다. 당시 매각가가 1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며 국내 한 유통 대기업이 인수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기업회생에 들어가면서 매각 작업이 잠정 중단됐다. 홈플러스 노조도 당시 사업부 분리 매각에 반대했다.홈플러스익스프레스 사업부 분리 매각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은 몸집이 큰 홈플러스를 통매각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해서다. 지난달 진행한 홈플러스 공개매각 본입찰은 참여자가 없어 무산됐다. 회생계획안 제출 시점을 미뤄 인가 전 M&A를 계속 추진할 수 있지만 새로운 인수 후보가 갑자기 나타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기업회생 신청 후 홈플러스 영업이 악화하며 자금난이 더해진 것도 분리 매각 필요성이 커진 주요 배경 중 하나다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부과를 뒤집는 판결을 내릴 경우 정부로부터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사고 파는 비공식 시장이 월가에서 만들어졌다. 일부 미국 기업들은 환급 권리를 헤지펀드 등 외부 투자자들에게 매각하는 방식으로 위험분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이 발동한 상호관세 조치가 대법원에 올라간 이후 헤지펀드 등 일부 투자자들과 관세를 납부한 업체들 사이에서 관세 환급 권리를 거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거래에 따르면, 수입시 관세를 납부한 미국 기업은 관세 환급 청구권리를 사는 투자자로부터 환급금의 일부를 선불로 받는다. 관세가 철회될 경우 투자자가 나머지 환급금을 양도받는다. 반대로 관세가 유지될 경우에도 기업은 투자사로부터 받은 선불금은 가질 수 있다. 이 경우 투자사는 아무 것도 받지 못한다. 이 같은 거래는 월가의 일부 투자자들이 관세 부과가 대법원으로부터 취소될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어떤 종류의 현금 흐름이든 탁월하게 활용하는 월가의 솜씨도 보여준다. 미국에는 소송 합의금이나 복권 당첨금과 같은 미래의 지급금을 매매하는 유사한 시장도 존재한다. 싱어송라이터였던 데이비드 보위는 자신의 음악에 대한 저작권료의 현금 흐름을 토대로 ‘보위 채권’을 발행해 판매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뒤집힐 경우 1천억달러 이상의 환급금 발생으로 ‘경제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로이터와 인터뷰한 미국의 완구업체 키즈2는 최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