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록밴드 3색 샤우팅 "樂&樂"
뮤직 페스티벌을 찾는 한국 관객들은 화끈하기로 유명하다. 이들의 열정적인 반응에 반해 되레 ‘팬’이 되는 뮤지션도 많다. 영국 가수 미카는 2009년 첫 내한 공연 이후 매년 한국을 찾고 있다. 무뚝뚝하기로 유명한 미국 래퍼 에미넴도 지난해 첫 내한 공연에서 두 팔을 위로 올려 관객에게 하트를 날렸다. 데뷔 이래 처음이라고 했다.

이달 말부터 잇달아 열리는 뮤직 페스티벌을 앞두고 한국 청중과 다시 만나기를 학수고대하는 미국 밴드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EWF), 영국 3인조 브릿팝 록밴드 플라시보(Placebo)와 스웨이드(Suede)를 각각 이메일로 만났다.

◆“뮤직쇼 같은 공연 기대하세요”

다음달 14~1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슈퍼소닉 2013’ 무대에 서는 EWF는 1969년 결성돼 40년 넘게 활동해온 미국의 대표적 밴드다. 2009년 이후 세 번째 내한 공연이다. 창립 멤버로 베이스 연주를 맡고 있는 버딘 화이트는 “첫 내한 공연은 환상적이었다”며 “특히 젊은 사람들이 우리 공연을 많이 보러 와줘 좋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펑크를 바탕으로 라틴, 디스코, 솔 등을 모두 결합해 지구상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흥겨운 음악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이트는 자신들의 음악에 대해 “(다양한 음악의 결합이) 우리가 지향하는 바”라며 “투어공연을 위해 다른 나라를 방문하면 그곳 사람들과 문화, 분위기에 관심을 가지려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금도 1년에 80~100차례 공연한다. 화이트는 “기대해도 좋다”며 “공연이 끝날 때쯤 관객들은 하나의 뮤직쇼를 감상한 기분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시보 “관객과 벽 허물 것”


내달 2~4일 경기 이천 지산포레스트리조트에서 열리는 지산월드록페스티벌 무대에선 플라시보를 만날 수 있다. 2006년 이후 세 번째 내한이다.

1996년 데뷔한 이들은 지금까지 음반을 1000만장 이상 판매했다. 보컬인 브라이언 몰코는 “새 앨범 작업을 마무리하고 첫 라이브 공연을 한국에서 하게 됐다”며 “그동안 한국에서의 경험은 늘 좋았는데 이번에는 조금 긴장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9월 정규 8집 ‘라우드 라이크 러브(Loud Like Love)’를 발표한다.

몰코는 “우리는 공연에서 관객과의 벽을 허무는 데 주력하기 때문에 관객의 반응이 중요하다”며 “록밴드로서 본능에 더 충실하면서 그 순간 관객과 함께 소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스웨이드 “한국 공연 학수고대”

스웨이드도 “2년 전 비를 맞으며 메탈 음악을 즐기던 한국 관객이 인상적이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다음달 2~4일 인천 송도에서 개최되는 펜타포트록페스티벌 무대에 선다. 보컬인 브렛 앤더슨은 “당시 공연은 정말 환상적이었다”며 “한국 관객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다.

스웨이드는 1993년 데뷔해 10년간 다섯 장의 앨범을 발표하며 큰 인기를 끌었으나 2003년 돌연 해체했다. 2010년 재결성했고, 지난 3월 11년 만에 신작 ‘블러드스포츠(Bloodsports)’를 선보였다. 스웨이드의 전성기 사운드를 재현했다는 평가다. 한국 음악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싸이가 전 세계에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대신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