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래 지앤지인베스트 대표, 지난해 순이익 14억 그쳐…2011년엔 175억 순손실
박스권 지속되자 고전…'좋은사람들'도 인수후 평가손
지앤지인베스트먼트의 2012회계연도 감사보고서(3월 말 결산)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14억7220만원에 그쳤다. 지앤지인베스트먼트는 2011년엔 17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선 대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로 활동하며 미래에셋의 대표펀드인 ‘인디펜던스’를 맡아 업계 최고의 수익을 올렸다. 2002년 전업투자자로 변신한 뒤 선물·옵션 투자를 통해 투자원금 10억원을 6년 만에 2000억원으로 불려 국내 선물·옵션분야 최고수로 이름을 알렸다.
지앤지인베스트먼트는 선 대표가 2005년 설립한 투자회사다. 감사보고서상에는 주 사업이 부동산 임대 및 음식료 제조·판매로 돼 있지만 주된 수익은 선물·옵션 투자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앤지인베스트먼트는 2006년부터 연간 3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내다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에는 순이익이 257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듬해인 2009년에도 8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나 2010년부터 순이익이 5억원에 그치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선 대표는 선물·옵션업계에서 ‘옵션 양매도’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수 콜옵션과 지수 풋옵션에 대해 동시에 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방식이다. 옵션 양매도 전략은 코스피200지수의 변동성이 가장 높을 때 진입해서 향후 지수의 변동성이 축소됐을 때 차익을 실현하는 것으로, 주로 선물·옵션 고수들이 즐겨 쓴다. 옵션 양매도 전략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지수의 변동성이 커졌다가 다시 줄어들기를 주기적으로 반복해야 한다.
심상범 대우증권 대체투자팀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지수는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이면서 지수의 변동성이 사상 최소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제 아무리 고수여도 선물·옵션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2008년 코스닥 상장사 좋은사람들의 경영권을 인수한 것 역시 아직까지는 성공한 투자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당시 지앤지인베스트먼트는 좋은사람들 주식 258만여주를 사들였다. 지난 3월 말 현재 지앤지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좋은사람들 주식은 209만주로 소폭 줄었다. 감사보고서상에 평가된 지분가치는 35억원에 불과해 매입원가(105억원) 대비 70억원 가량의 평가 손실이 발생한 상태다. 2008년 인수 당시 2000원 안팎에서 움직이던 주가가 2009년 하반기부터 1500원대에서 장기 횡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