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PC방, 금연법에 '녹다운'…올 5000곳 폐업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인사이드 Story

    전체 손님 70%가 흡연자
    가뜩이나 불황에 어려운데 매출 절반 이하로 줄어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으로 지난달 8일부터 PC방 내 흡연이 전면 금지되면서 손님이 줄자 동네 PC방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서울 서초동의 한 PC방 내부에 금연 구역 표지가 붙어 있다.  /한경DB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으로 지난달 8일부터 PC방 내 흡연이 전면 금지되면서 손님이 줄자 동네 PC방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서울 서초동의 한 PC방 내부에 금연 구역 표지가 붙어 있다. /한경DB
    “자리가 모두 48석인데 지금 손님은 19명밖에 없어요. 원래 지금 시간이면 서너 자리 빼고는 다 차 있어야 해요.”

    지난 12일 저녁 서울 신림동 고시촌 골목에 있는 한 PC방. 사장인 이경범 씨(47)는 “저녁 7~9시가 가장 붐비는 시간인데 금연법이 시행되고 나서 손님이 절반가량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매출도 지금쯤이면 50만원대에 이르러야 하는데 23만원밖에 안된다”며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폐업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른바 ‘금연법’이라고 불리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2년의 유예기간을 끝내고 지난달 8일부터 시행되면서 PC방 업계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경기 불황, 모바일 게임 등장, 심야시간 청소년 출입금지 조치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이번 금연법으로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다.

    ○하반기 폐업 더 늘어날 듯

    PC방, 금연법에 '녹다운'…올 5000곳 폐업
    지난 10여년간 2만개 이상을 유지하던 국내 PC방 수는 2009년을 기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그해 11월 국내에 아이폰이 출시된 것을 계기로 사람들의 관심이 모바일게임으로 이동했고, 미국의 금융위기로 경기불황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연법마저 시행되면서 감소폭은 더욱 커지고 있다.

    PC방 업주들의 단체인 한국인터넷문화콘텐츠협동조합의 최승재 이사장은 “작년 말 1만5000개로 추정되는 PC방 중 올 들어 6월까지 5000여개가 폐업했다”며 “이런 추세라면 하반기엔 5000개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손님의 70% 이상이 흡연자이기 때문에 이제 PC방을 해서는 미래가 없다고 업주들은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 따르면 PC방에서 담배를 피우면 손님은 10만원의 벌금을, 업주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특히 PC방에만 유독 지나친 규제를 가하는 것에 대해 PC방 업주들의 불만이 높다. 신림동의 다른 PC방 사장 A씨는 “면적 150㎡ 이하의 음식점, 술집, 커피숍은 금연법 시행을 유예해주면서 PC방에만 면적과 상관없이 전면 시행하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보건복지부 측은 커피숍 등은 유리벽으로 흡연구역이 완벽히 분리돼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하지만 최 이사장은 “우리도 완전히 흡연구역을 분리하고 싶지만 밀폐형 유리칸막이를 세우는 것은 소방법상 건물 1층에 있는 매장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못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형 PC방은 살아남기 어려워


    면적 구분 없이 모든 PC방에 금연법이 적용되면서 대형 PC방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전망이다. PC방 매매사이트 ‘1282’를 운영하고 있는 성낙헌 씨는 “소형 PC방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고 폐업 상담 문의도 많다”며 “금연법 시행으로 PC방의 일정 공간을 ‘흡연실’로 만들어야 해 소형 PC방 수익성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PC를 30대가량 갖추고 주택가나 아파트 단지에서 영업하는 소형 PC방은 흡연실 공간을 만들려면 5~6대 정도의 PC를 빼야 해 수익성 타격이 크다는 것이다.

    흡연실을 설치하고 새로 인테리어를 하는 비용도 소형 PC방에는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다. 한 PC방 업주는 “예전에 법이 바뀌었을 때도 몇 백만원 들여 구역을 나누고 방화벽을 설치했다”며 “이번에 새로 흡연실을 설치하고 소방법에 맞게 자재를 써야 하는 비용도 고스란히 우리들에겐 수익 압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이번 달에만 14조 날아갔다…또다시 '대형 악재' 비명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4월 글로벌 배터리팩·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업체 FBPS와 맺은 4조원 규모 공급 계약이 해지됐다. 지난주 미국 포드와 계약한 9조6000억원 물량이 해지된 데 이어 또다시 대형 악재가 터진 것이다.LG에너지솔루션은 FBPS의 배터리사업 철수로 지난해 4월 체결한 19GWh 전기차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을 해지한다고 26일 공시했다. 전기버스(250㎾h 규모 기준) 7만8000대 분량이다. 계약 해지 금액은 이날 환율 기준 3조9217억원이다. 전체 계약액 27억9500만달러 가운데 이미 이행된 물량(1억1000만달러)을 제외한 잔여분이 취소됐다.FBPS는 독일 프루덴베르크그룹이 2018년 미국 배터리팩·BMS 업체 잘트에너지를 인수하면서 출범한 회사다.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에 팩 조립 공장을 운영해 왔다. LG에너지솔루션이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생산하는 배터리 모듈을 공급받아 팩으로 조립한 뒤 대형 전기버스 전기트럭 등 북미 상용차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었다. 전기차 시장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판단에 최근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LG에너지솔루션의 대규모 공급 계약 해지는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지난 17일에는 포드와 맺은 9조6000억원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이 파기됐다. 포드가 수익성을 앞세워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중단하고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T3)과 전기 상용 밴 개발 계획도 취소했기 때문이다.14조원 넘는 일감이 증발한 LG에너지솔루션은 중장기 공장 가동 계획을 다시 짜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재무적 충격은 크지 않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통상 대형 수주를 하면 고객사 요구를 반영해 전용 라인을 구축하지만, 이번 계약은 기존 라인에서 생산할 수

    2. 2

      HD현대重, 함정 수출 20척 초읽기

      HD현대중공업이 필리핀 국방부로부터 호위함을 수주하며 ‘함정 수출 20척’ 달성을 예고했다.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국방부와 3200t급 호위함 2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8447억원으로, 두 함정은 2029년 하반기 인도된다.이번 계약은 HD현대중공업이 앞서 필리핀에 인도한 2600t급 ‘호세 리잘급’과 3200t급 ‘미겔 말바르급’ 호위함(사진)의 운용 성과가 바탕이 됐다. 기존 함정의 품질과 기술력에 대한 신뢰가 추가 발주로 이어진 것이다.필리핀은 해군 현대화 사업인 ‘호라이즌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이 추가 수주한 호위함은 올해 인도된 미겔 말바르급과 동일한 사양 기반이어서 필리핀 해군이 운용 중인 지휘통제 및 작전 체계와의 호환성이 크다.HD현대중공업이 필리핀에 수출하는 함정은 12척으로 늘어났다. 회사는 이를 통해 전 세계 누적 함정 수출 실적이 20척이 됐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HD현대미포와의 합병을 마무리하고 HD현대미포의 독·설비·인적 역량을 결합해 함정 건조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함정·중형선사업부 대표)은 “이번 계약은 한·필리핀의 공고한 전략적 파트너십이 이뤄낸 성과이자 HD현대중공업의 기술력과 사업관리 역량이 확인된 결과”라며 “필리핀 해군의 신뢰받는 핵심 파트너로서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김진원 기자

    3. 3

      신세계, 임직원 8만명 개인정보 유출…"고객 정보는 무사"

      신세계에서 임직원과 일부 협력사 직원의 사번 등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고가 발생했다.신세계그룹은 26일 "그룹 내부 인트라넷 시스템에서 임직원 8만여명의 사번이 외부로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출된 정보에는 일부 직원의 이름, 소속 부서, IP 주소도 포함됐다. 다만, 고객 정보는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신세계그룹의 정보기술(IT) 계열사 신세계I&C는 사고를 인지한 직후 관련 시스템과 계정을 긴급 점검하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차단 조치를 시행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과 영향 범위는 관계기관과 협력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해당 사실은 사내 공지를 통해 전 임직원에게 안내됐으며, 업무용 시스템 계정의 비밀번호를 즉시 변경하고 의심스러운 이메일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신세계I&C 관계자는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보안 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