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범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KDMC) 대표이사(티브로드 최고기술책임자·사진)는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KDMC는 국내 케이블업체들이 디지털케이블 기술 개발을 위해 공동으로 설립한 업체다. 김 대표는 10여년간 KDMC와 씨앤앰 티브로드 등 주요 케이블업체에서 디지털케이블 서비스 개발을 주도했다. 최근 그 성과가 나오고 있다. 티브로드는 지난달 24일 국내 유료방송업계에서 가장 먼저 차세대 웹 표준 기술인 HTML5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케이블 서비스를 내놨다. 케이블에만 가입하면 집에 있는 TV를 스마트TV처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김 대표는 “HTML5의 장점은 구글 애플 등 해외 업체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누구나 오픈소스를 이용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플랫폼 사업자에 팔 수 있다”고 설명했다. HTML5 디지털케이블 서비스가 국내 중소 개발업체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김 대표는 1984년 삼성전자 입사, 디지털미디어연구소에서 16년간 디지털TV 핵심 칩 개발과 표준화 업무를 담당했다. 2002년 케이블업계 미래가 밝을 것으로 보고 씨앤앰으로 옮긴 뒤 2005년 티브로드에 합류했다. 그는 “케이블망은 인터넷TV(IPTV)망보다 기술적으로 훨씬 안정적이고 우수하다”며 “삼성전자에서 케이블업계로 옮긴 것도 이런 기술적인 배경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케이블TV를 단지 오래된 서비스라는 이유로 구(舊)미디어로 보는 인식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케이블업체들이 유료방송업계에서 가장 먼저 초고화질(UHD) TV 서비스 상용화에 나설 수 있는 것도 케이블망의 우수성 때문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케이블업체들은 내년 UHD TV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17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초청해 시범방송 송출식을 연다. 그는 “한국 케이블 셋톱박스 기술도 세계 최고”라며 “정부 규제 완화로 케이블업체들이 대형화하면 재원 확보 여력이 커져 앞선 서비스를 더 많이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케이블 부품의 국산화도 주도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방문해 화제가 됐던 정보기술(IT)업체 알티캐스트 등 중소기업들과 부품을 개발, 수백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이끌어냈다. 그는 “부품을 국산화하면 해외에 로열티를 내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싼값에 부품을 조달할 수 있고, 새로 개발한 서비스에 맞춘 부품 개발을 빨리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