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주들이 출렁이는 원자재 값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그간 주요 식품업체들은 사업환경 악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곡물 가격을 버팀목 삼았지만 이마저도 어렵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밀가루 가격 인상 조짐에 식품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 CJ제일제당 (-0.36%), 롯데제과(-0.19%), 농심(-0.78%), 삼양식품(-0.69%) 등 대표 식품주들이 일제히 약세다.

최근 미국 농무부(USDA)는 7월 세계 곡물 수급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곡물 재고율을 전월보다 0.5%포인트 하향 조정해 19.3%로 예측했다. 특히 소맥의 재고율은 1.5%포인트 낮아진 24.6%로 제시됐다. 수급 악화와 함께 밀가루 제품의 비용 상승 우려도 함께 커졌다.

일부 업체들은 해외 시장의 판로 개척과 내수 시장 경쟁을 위한 마케팅 비용도 확대된 상황에서 원재료값 상승이란 이중고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식품업체의 실적과 주가는 곡물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신중한 투자전략을 취할 것을 조언했다.

정혜승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곡물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음식료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대형마트 영업일 제한 등 탓에 하향 조정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보수적인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원유가격 인상도 예고돼 있다. 매일우유, 남양유업 등 우유업체들의 실적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1ℓ당 834원인 원유 기본가격은 다음달 1일부터 940원으로 106원(12.7%) 인상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인상되면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 항상 불리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정부가 물가안정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만큼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못하고 마진에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닭고기주는 활짝 웃고 있다. 육계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 업계가 원종계 수입 감축 노력을 보이고 있고 지난해 하반기부턴 종계(씨닭) 병아리 수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증권가에선 하림동우가 올 3분기부터 실적 터어라운드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주가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각각 10.6% 7.3% 뛰었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름세를 타면서 관련주도 뛰고 있다. 전일 돈육 대표 가격은 올초 대비 30% 가까이 상승한 kg당 4090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음식료업으로 분류된 양돈농장 운영업체 팜스코는 이달 들어 주가가 6.9% 뛰었다. 선진은 같은 기간 7.3% 치솟았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