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자회사인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 카드사업부문의 통합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내달 초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 카드사업 부문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카드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TF 구성은 두 카드사의 통합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다.

하나금융 측은 지난해 2월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외환은행 노조를 의식해 최대한 통합에 관한 이슈를 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나금융 내부에서는 “1년이 넘게 기다렸으면 이제 통합작업을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카드사 합병은 그 첫 단추에 해당하는 셈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정식으로 보고받지는 못했으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통합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내부 검토하는 단계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SK카드는 2009년 말 하나금융(51%)과 SK텔레콤(49%)이 합작해 출범했다. 현재 회원 수는 800여만명, 시장점유율은 5% 안팎이다. 그동안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모바일 카드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지만 가맹점 부족 등으로 고전했다. 하나SK카드의 가맹점은 45만곳으로 경쟁 카드사의 25% 정도에 불과하다.

하나SK카드가 외환카드(시장점유율 3%)와 합칠 경우 점유율이 8%를 넘어서면서 업계 5위권에 올라선다. 모바일 카드 시장을 잘 공략하고 가맹점 수를 220만개까지 확충하면 통합 2~3년 내 업계 2~3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두 카드사가 합치면 비용을 절감하고,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어 점유율을 12~13% 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얼마나 빨리 합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