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임원 연봉] 순이익 줄어든 금융지주·은행…임원 연봉은 오히려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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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내달 금융지주·은행 임원 연봉 전수조사
이익 증가하면 성과급 '잔치'
실적 악화돼도 연봉 안깎여
지주회장 최고 27억 받아
이익 증가하면 성과급 '잔치'
실적 악화돼도 연봉 안깎여
지주회장 최고 27억 받아
금융지주회사 최고경영자(CEO)인 회장들의 연봉이 3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을 포함한 지주사와 은행 임원들의 연봉은 성과에 연동하게 돼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사 및 은행 임원들의 연봉 체계에 대해 오는 7월부터 전수조사에 나서 이를 시정키로 했다.
◆금융지주 회장들 하루에 800만원 벌어
24일 금감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일부 대형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지난해 받은 연봉은 30억원에 육박했다. 고정 급여와 1년간의 경영 성과에 연동되는 단기성과급, 재임 기간 성과와 연동되는 장기성과급을 합친 금액이다. 하루에 800만원 안팎의 돈을 번 셈이다.
물론 작년 장기성과급은 확정되지 않았다. 퇴임 후에 재임 중 성과를 평가해 지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주사들은 이에 대비해 해마다 장기성과급 최대 한도를 책정해 비용으로 처리한다. 따라서 실제 받는 장기성과급은 회사들이 책정한 한도보다 적을 수 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지주사 등기이사인 어윤대 회장과 임영록 사장, 본 리히터 ING은행 아시아지부장, 민병덕 국민은행장 등에게 총 43억6700만원의 보수를 책정했다. 고정급여 15억6900만원과 단기성과급 9억2400만원, 장기성과급 18억7400만원을 합친 금액이다. 등기이사 직을 내놓은 리히터 지부장은 연봉이 1억원 안팎으로 미미했다. 퇴직한 민 전 행장은 은행에서 연봉을 받았다. 따라서 43억6700만원을 사실상 어 회장과 임 사장이 나눠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1인당 평균 연봉이 20억원을 넘는 셈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회장이 사장보다 연봉이 더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 회장의 연봉은 30억원에 가까울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고정 급여와 단기성과급을 합쳐 14억3000만원을 받았다. 여기에 13억2000만원에 달하는 장기성과급을 합치면 총 연봉은 30억원에 육박한다.
하나금융지주는 김정태 회장, 최흥식 사장과 전직 경영진, 계열사 대표 등 임원 7명에게 지난해 38억원가량의 고정 급여와 장·단기성과급을 지급했다. 전임 경영진은 지난해 3월 퇴임했고, 계열사 대표가 지주사에서 받는 급여는 미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김 회장과 최 사장에게 돌아갔다.
김석진 경북대 교수는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이익을 내면 CEO가 잘한 결과라고 풀이하는 반면, 이익을 내지 못하면 저금리 등 경영 환경이 나빠져서라고 주장한다”며 “CEO들이 30억원의 연봉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익 줄어도 성과급은 올라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받는 연봉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지주사들이 등기이사에게 지급한 연봉 총액만 공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영 성과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연봉은 줄지 않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일부 은행을 대상으로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들여다봤더니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당기순이익이 증가할 때는 성과급도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수익성이 악화될 때는 이를 성과급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이 1조5836억원으로 전년(2조1368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그러나 회장 등 등기이사 1인당 평균 연봉은 2011년 8억9000만원에서 지난해 9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KB지주도 당기순이익이 2011년 2조3730억원에서 지난해 1조7029억원으로 줄었지만 등기이사 1인당 평균 연봉은 3억7000만원에서 6억2000만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의 등기이사 1인당 평균 연봉은 5억1000만원에서 7억1000만원으로, 국민은행은 3억500만원에서 3억3700만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우리은행 등기이사 1인당 평균 연봉은 3억4400만원, 기업은행 4억100만원,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8억7300만원으로 전년보다 늘었다.
박신영/김일규 기자 nyusos@hankyung.com
◆금융지주 회장들 하루에 800만원 벌어
24일 금감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일부 대형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지난해 받은 연봉은 30억원에 육박했다. 고정 급여와 1년간의 경영 성과에 연동되는 단기성과급, 재임 기간 성과와 연동되는 장기성과급을 합친 금액이다. 하루에 800만원 안팎의 돈을 번 셈이다.
물론 작년 장기성과급은 확정되지 않았다. 퇴임 후에 재임 중 성과를 평가해 지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주사들은 이에 대비해 해마다 장기성과급 최대 한도를 책정해 비용으로 처리한다. 따라서 실제 받는 장기성과급은 회사들이 책정한 한도보다 적을 수 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지주사 등기이사인 어윤대 회장과 임영록 사장, 본 리히터 ING은행 아시아지부장, 민병덕 국민은행장 등에게 총 43억6700만원의 보수를 책정했다. 고정급여 15억6900만원과 단기성과급 9억2400만원, 장기성과급 18억7400만원을 합친 금액이다. 등기이사 직을 내놓은 리히터 지부장은 연봉이 1억원 안팎으로 미미했다. 퇴직한 민 전 행장은 은행에서 연봉을 받았다. 따라서 43억6700만원을 사실상 어 회장과 임 사장이 나눠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1인당 평균 연봉이 20억원을 넘는 셈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회장이 사장보다 연봉이 더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 회장의 연봉은 30억원에 가까울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고정 급여와 단기성과급을 합쳐 14억3000만원을 받았다. 여기에 13억2000만원에 달하는 장기성과급을 합치면 총 연봉은 30억원에 육박한다.
하나금융지주는 김정태 회장, 최흥식 사장과 전직 경영진, 계열사 대표 등 임원 7명에게 지난해 38억원가량의 고정 급여와 장·단기성과급을 지급했다. 전임 경영진은 지난해 3월 퇴임했고, 계열사 대표가 지주사에서 받는 급여는 미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김 회장과 최 사장에게 돌아갔다.
김석진 경북대 교수는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이익을 내면 CEO가 잘한 결과라고 풀이하는 반면, 이익을 내지 못하면 저금리 등 경영 환경이 나빠져서라고 주장한다”며 “CEO들이 30억원의 연봉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익 줄어도 성과급은 올라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받는 연봉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지주사들이 등기이사에게 지급한 연봉 총액만 공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영 성과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연봉은 줄지 않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일부 은행을 대상으로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들여다봤더니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당기순이익이 증가할 때는 성과급도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수익성이 악화될 때는 이를 성과급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이 1조5836억원으로 전년(2조1368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그러나 회장 등 등기이사 1인당 평균 연봉은 2011년 8억9000만원에서 지난해 9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KB지주도 당기순이익이 2011년 2조3730억원에서 지난해 1조7029억원으로 줄었지만 등기이사 1인당 평균 연봉은 3억7000만원에서 6억2000만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의 등기이사 1인당 평균 연봉은 5억1000만원에서 7억1000만원으로, 국민은행은 3억500만원에서 3억3700만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우리은행 등기이사 1인당 평균 연봉은 3억4400만원, 기업은행 4억100만원,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8억7300만원으로 전년보다 늘었다.
박신영/김일규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