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전력난이 이어지면서 건물이나 공장에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건물 및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BEMS·FEMS) 사업이 각광받고 있다. 기존에 이 사업을 추진해오던 IT 서비스 업체뿐 아니라 통신사까지 적극 나서는 추세다.

○IT 서비스 기업


삼성SDS는 ‘스마트 BEMS’ 솔루션을 통해 삼성전자 서초사옥 및 자사 일부 계열사의 에너지 사용량과 장비 운영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 솔루션을 통해 건물의 전체 에너지 사용량을 조절하고 장비 결함 및 성능을 분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오류가 발생했을 때 실시간으로 경고 메시지가 뜨고 조치 가이드가 발동된다”고 말했다.

LG CNS는 지난해 7월 빌딩·도시 관리 소프트웨어인 ‘스마트 그린 솔루션’을 내놓았다. 이 솔루션은 빌딩이나 도시뿐 아니라 광고 미디어, 지능형 조명, 무정전 전원장치(UPS) 등 다양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스마트 그린 솔루션을 적용한 빌딩은 18% 이상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원격 관리를 통해 건물시설 관리 인건비를 30% 이상 낮출 수 있다고 LG CNS는 설명했다.

포스코ICT는 광양제철소 산소공장에 이 회사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이 개발한 에너지관리시스템을 적용했다. 올해부터는 포항과 광양제철소로 확대 도입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도 포스코ICT와 협력해 발전·선박소재를 생산하는 공장의 가열로와 열처리로 등 주요 생산 공정에 스마트그리드 기반의 에너지 효율화 설비를 도입했다.

110억원을 투자한 이 설비는 사업이 완료되는 내년이면 연간 64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동통신사 및 보안 기업

통신사도 BEMS·FEMS 시장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2011년 상용화한 ‘클라우드 BEMS’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클라우드 BEMS는 건물 내 분산돼 있는 조명, 냉·난방기, 공조기 등을 센서·네트워크 기반으로 중앙관리센터에 연결해 빌딩의 전력·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최근엔 공장 에너지 절감 솔루션인 ‘클라우드 FEMS’를 개발해 샘표, 코스모화학에 공급했다. 내년부터 중국, 동남아, 중동 등 해외 시장에 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KT는 자사가 개발한 빌딩에너지관리 시스템 ‘KT-BEMS’를 지난해부터 용산 사옥에 적용하고 있다. 올해 선릉 수원 청진동 등 6개 사옥에 추가 적용할 예정이다. 이 회사가 운영 중인 마포 에너지통합운영센터는 구로디지털단지와 이마트 110여개소의 전력 수요관리, 세종시의 공공건물인 ‘첫마을 복합 커뮤니티’ 등 전국에 걸친 대형 빌딩의 에너지 제어를 원격으로 관리하고 있다.

정보보안기업 안랩은 IT기기 자체의 전력 소모를 줄이는 솔루션 ‘줄렉스 에너지매니저’를 지난해 하반기 자사에 도입해 검증한 뒤 올해 초부터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공급을 추진 중이다.

안랩 관계자는 “이 솔루션은 IP 주소를 가진 사내의 모든 전자기기 소비 전력을 모니터링하고 분석·제어해준다”며 “IP를 이용해 관리하기 때문에 일반적 오피스뿐 아니라 모바일 오피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