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MS의 '늦둥이' 서피스…"재주는 많은데 마냥 예뻐할 순 없네"
태블릿PC계의 '늦둥이'가 지난달 한국에 입성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출시한 '서피스'가 그 주인공이다. 후발주자로 '탄생'한 태블릿PC인 데다가 한국엔 무려 7개월이나 늦은 지각 출시였다. "한국 소비자들을 무시한 처사냐"는 비난과 "늦어도 좋다"는 호응이 동시에 쏟아졌다.

서피스는 태블릿PC라기 보단 컨버터블PC(태블릿PC+노트북)에 가깝다. 태블릿PC에 덮개를 겸한 탈착식 키보드를 붙여 노트북 대용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서피스는 '서피스 RT'와 '서피스 프로' 두 종류. PC 수준의 작업이 가능해 노트북을 들고 다니는 직장인들에게 관심이 높은 서피스 프로를 최근 일주일 동안 사용했다.

◆취재 현장서 노트북 대신 '서피스' 펼쳤더니

[리뷰] MS의 '늦둥이' 서피스…"재주는 많은데 마냥 예뻐할 순 없네"
취재 현장에서 노트북 대신 서피스 프로를 펼쳤다. 키보드를 본체에 가까이 가져가니 '찰칵' 소리가 나며 자석을 통해 본체와 합체됐다. 본체 뒤에 붙어있는 지지대를 펼치니 본체가 적절한 각도로 세워졌다. 하나씩 조립하는 기분이다.

본체에는 USB3.0을 지원하는 슬롯이 있어 무선마우스도 활용할 수 있었다. 윈도8 화면의 각종 어플
리케이션(앱)을 마우스로 클릭하다가도 터치스크린에 손을 가져가 검색창을 띄울 수도 있다.

마우스, 터치스크린, 키보드 등 입력장치 '삼총사'를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서피스 사용기간 동안 최대 강점으로 꼽혔다.

특히 키보드는 덮개를 겸하고 있어 약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됐지만 기우였다. 터치감은 일반 노트북 키보드와 크게 차이가 없었고 입력 속도도 빨랐다. 이와 관련, 한국MS의 한 관계자는 "컴퓨터 등 하드웨어 부품을 만들어온 MS의 기술력을 무시하지 말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피스의 외관에 이어 '속'까지 적응하는 시간은 10분을 넘지 않았다. 일반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윈도 운영체제(OS)였기 때문이다.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태블릿PC는 적응기간과 공부가 필요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서피스 프로는 윈도8을 채택했다. 윈도8은 윈도7의 후속으로 기존 윈도용 응용프로그램을 대부분 실행할 수 있다. MS오피스는 물론 어도비 포토샵, 알씨, 곰플레이어 등 활용도가 높았던 필수 응용프로그램을 어려움없이 사용했다.

◆서피스 대신 아이패드2에 손이 간 순간은

서피스를 펼치자 동료 기자들이 관심을 보였다. "이게 말로만 듣던 서피스야? 디자인이 독특하네", "무거워서 노트북과 함께 가지고 다니기는 힘들겠는데?" 등의 반응이 돌아왔다.

실제로 서피스 프로의 무게는 903g. 커버 역할을 하는 키보드까지 합하면 1kg이 넘는다. 여기에 무게 260g의 전원 충전기까지 더해지면 얼추 경량급 노트북과 비슷해진다.

[리뷰] MS의 '늦둥이' 서피스…"재주는 많은데 마냥 예뻐할 순 없네"
태블릿PC로서의 서피스는 어떨까. 키보드를 떼어서 휴대했지만 본체만의 무게도 상당했다. 때문에 집에 있을 때는 서피스보다 기자가 구매한 아이패드2에 손이 갔다.

특히 애플 앱스토어, 구글플레이와 비교했을 때 윈도스토어에 입점한 앱 수는 현저히 떨어졌다.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아 사용하던 앱을 윈도스토어에선 찾을 수 없으니 자연히 아이패드2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윈도8 특유의 이용자환경(UI)은 앱을 사용하는 '손 맛'을 느끼게 했다. 윈도8 전용 앱들을 색다른 UI로 즐기는 재미가 쏠쏠했다.

서피스 프로에 달려있는 '스마트펜'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펜 뒤쪽에는 지우개가 달려있어 펜으로 작업한 것을 편하게 지울 수 있다. 펜으로 입력했을 때 반응은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다. 태블릿PC의 새로운 재미요소를 발견한 기분이다.

서피스프로와 서피스RT는 하이마트를 통해 공식 판매된다. 서피스프로 64GB 용량이 110만원, 128GB이 용량 122만원이다. RT는 32GB 버전이 62만원, 64GB 버전이 74만원이다. 탈착식 키보드는 별도 구매가 16만원.

다만 해외에서는 서피스가 대대적인 할인에 들어갔고 조만간 미국에서 2세대 모델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진 터라 서피스의 국내 판매가 얼마나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