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탕자쉬안 전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탕자쉬안 전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탕자쉬안 전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부총리급)을 만나 “남북한 간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대화를 이뤄 나갈 수 있도록 중국 측이 북한을 설득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무산된 남북 당국회담과 관련, “형식이 상대방에 대한 마음가짐이나 존중의 태도를 보이는 것인 만큼 내용을 지배할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에 탕 전 국무위원은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 보유 정책이나 핵실험은 중·북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북한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한 간에도 새로운 교류와 협력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또 “중국 측의 입장은 한국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정책과 상응하는 점이 많다”며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중국 등 국제사회가 일관된 공통의 메시지를 (북한에) 보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를 묻자 탕 전 국무위원은 “중·미 양국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안정을 위해 노력한다는 데 일치된 인식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쉽지만은 않지만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며 “최근 남북당국 대화가 무산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국가유공자와 유족 등 240여명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며 “국내외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지만 우리가 원칙을 갖고 정도로 나아가면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원칙과 정도를 언급한 것은 최근 남북 당국회담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원칙에 따라 수석대표의 ‘격(格)’을 맞추는 데서 물러서지 않은 것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바른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에 국민의 뜻을 하나로 결집하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