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프로 골퍼들이 그라파이트 아이언을 쓴다고?”

미국 PGA투어는 선수들 사이에 ‘그라파이트 아이언’ 열풍이 불고 있다고 5일 홈페이지를 통해 전했다. 2주 전 열린 크라운플라자인비테이셔널과 지난주 메모리얼토너먼트에서 그라파이트 아이언을 사용한 부 위클리(미국)와 맷 쿠차(미국)가 잇따라 우승했다고 소개했다. 지난 2월에 우승한 브렌트 스니데커(미국)까지 합치면 3명이 그라파이트 아이언으로 정상에 올랐다.

그라파이트는 탄소 섬유인 카본을 고온에서 한번 더 열처리한 것으로 드라이버와 페어웨이 우드, 하이브리드 클럽 샤프트 소재로 주로 쓰인다. 그라파이트 아이언은 가볍고 탄력이 좋아 거리를 내는 데 유리하지만 스윙 임팩트 때 휘어졌던 샤프트가 완전히 복원되지 않아 샷에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알려졌다. 반면 스틸 아이언은 샷에 편차가 별로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미국 PGA 프로들이 주로 사용하는 그라파이트 아이언은 100% 그라파이트 제품이 아니다. 그라파이트와 스틸을 결합한 ‘컴포지트(복합) 샤프트(composite shaft)’다. 그라파이트가 갖고 있는 일관성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그라파이트 내벽에 스틸을 덧씌워 만든다. 샤프트 전체를 복합소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끝부분 10㎝ 정도만 컴포지트로 제작한다.

컴포지트는 스틸 샤프트보다 훨씬 가벼우면서 복원력이 뛰어나 선수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무게를 74~125g 사이에서 맞출 수 있고 플렉스(휘어짐 정도)도 다양하게 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은 것도 장점이다.

샤프트 제작업체 UST의 로브 시크너 부회장은 “앞으로 10년 안에 스틸 샤프트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 샤프트 제조사 MFS의 전재홍 사장은 “스틸 샤프트가 방향성이 좋다는 인식은 그릇된 고정관념”이라며 “그라파이트가 강도나 무게를 다양하게 할 수 있는 등 훨씬 더 월등한 소재”라고 강조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