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우선주 더 달릴수 있나?
최근 외국인들이 한국의 우선주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그렇지만, 특히 한국에서 성장이 둔화돼 모멘텀보다는 투자수익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한국의 우선주 가격은 보통주 대비 큰 폭으로 할인 거래돼 수익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한국의 우선주들이 역사적으로 보통주 대비 40~50%씩 할인돼 거래되는 것일까. 먼저 한국 주식 가격이 왜 다른 나라보다 싼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대주주가 일반 주주들의 부를 훔치기 때문이다. 요즘 언론에 한국기업의 대주주들이 조세 회피지역에 비자금을 마련해 놓고 주가조작을 한다는 보도로 시끄럽다.

한국의 우선주가 할인받는 이유도 비슷하다. 서양의 우선주는 채권과 비슷하지만 한국의 우선주는 잔여재산분배 청구권도 있고, 배당도 보통주에 우선해 받는다. 보통주와의 차이는 의결권만 없다는 것인데 그로 인한 할인 폭이 너무 크다.

그 이유는 기업이 어차피 배당을 잘 안 하기 때문에 우선주가 싸더라도 어쨌든 투자수익률이 낮다는 것이다. 일부 한국의 대주주들은 배당을 늘릴 필요가 없다. 돈이 필요하면 비자금을 만들면 그만이다. 그들은 문어발식 확장을 하면서 지배력이 약해져 있어 아직도 의결권에 목말라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우선주가 재평가받을 수 있을까.

단 최근 정부의 의지는 주목할 만하다. 기업들이 그동안 잘못한 것 가운데 죗값을 치른 부분은 재론하지 않겠지만 더 이상의 비자금 마련 등 전횡은 엄단하겠다는 태도다.

새 정부가 추구하는 것은 다양한 콘텐츠 회사 등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신생기업을 양산해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한국에 신성장동력을 제공한다는 것인데, 선결과제는 깨끗한 기업지배구조 마련이다.

이미 성공한 콘텐츠 기업 가운데 지배구조가 실망스러워 ‘딴따라는 어쩔 수 없다’는 비난도 있다. 만일 정부의 노력으로 한국 지배구조가 개선되면 우선주의 재평가뿐 아니라 한국 주식 자체가 새로운 대접을 받을 것이다.

김학주 < 우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