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쌩' 달리기 시작한 현대차 3인방(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에 조심스런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수급 상황과 2분기 적 전망을 고려할 때 주가 반등세는 당분간 계속되겠만 하반기부터 '노조 리스크'가 또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31일 현대차는 전일 대비 3000원(1.43%) 상승한 21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 일부 공장에서 12주 만에 주말 특근을 재개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12% 이상 뛰었다. 엔·달러 환율 100엔선 돌파도 올해 답답했던 주가의 숨통을 틔우는 데 한몫했다.

기아차, 현대모비스도 같은 기간 주가 상승률이 각각 12.95%, 11.76%에 이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노조 리스크를 여전히 현대차 3인방의 '위험 변수'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9월 노조위원장(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기아차도 하반기 파업 우려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또 다시 현대차의 주가가 주저앉을 우려가 있다"며 "3분기엔 비중을 낮추고 4분기에 신차 출시 효과를 기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지난 1분기 주가의 부침이 심했지만 증권가는 노조 리스크를 안일하게 생각한 점이 없지 않다"고 털어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아차에 대해선 "지난해 하반기 파업의 타격이 컸기 때문에 올 하반기 실적이 기저효과로 개선될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말하면 여전히 파업으로 인한 리스크는 크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역시 1분기 현대·기아차의 노조의 특근 거부에 따른 생산차질로 타격을 입은 만큼 올 하반기 노조 리스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2분기까지 현대차 3인방은 상승세를 탈 것이란 게 대체적인 증권가의 시각이다.

중국 등 해외 판매량 증가가 기대되는 만큼 당분간 차익 실현에 나서기보단 '매수'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

외국인 수급도 주가의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고태봉 애널리스트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대차거래를 통해 주식을 팔았던 외국인들이 최근 주가가 상승하자 '숏커버링'(빌려 판 주식을 갚기 위해 매수하는 것)에 나서고 있다"며 "주가 상승 여력이 여전히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