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염 감독 '끝없는 공부'
1~9번 타순·투수진 보직, 스프링캠프 때 역할 부여
늘 전술 연구로 허 찔러
뚝심 김 감독 '믿음 리더십'
"믿지 않으면 쓰지 않고 쓰면 끝까지 믿는다"
신생팀 선수들 氣 살려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1위를 달리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 지난 2일 선두에 오른 뒤 5월 한 달 동안 1위를 내준 날은 7일뿐이다. 지난해 말 염경엽 감독(45)이 부임한 뒤 올 시즌 28승14패. 30일 오후 11시 현재 승률은 0.667다. 삼성 라이온즈(0.667), KIA 타이거즈(0.548), 두산 베어스(0.5166), 롯데 자이언츠(0.5122) 등을 앞지르고 있다.
2011년 3월 창단한 ‘막내’ 팀 NC 다이노스. 지난주 4연승을 달리며 탈꼴찌에 성공했다. 김경문 감독(55) 지도 아래 이달 중에는 5할 이상의 승률을 올리는 근성있는 팀으로 탈바꿈했다. 올 시즌 15승27패2무, 승률 0.357로 한화 이글스(0.318)를 꼴찌로 밀어냈다. 후발 구단인 넥센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가 이처럼 돌풍을 일으키며 선전하고 있는 것은 두 팀 감독의 빼어난 리더십 덕분이라는 게 야구계의 분석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 ‘기다림 리더십’
염 감독은 현역 시절 ‘1할 타자’에 머물렀던 무명 선수 출신 ‘초보 감독’이다. 그는 ‘매뉴얼 야구’로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했다. 한 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에서 1~9번까지 타순을 확정했고 투수는 1~5선발, 불펜의 필승조와 추격조까지 선수들 각자의 역할을 미리 정해놨다.
염 감독은 개막 전 “1번타자와 4번타자의 역할이 다르다”며 “각자 역할을 확실히 알리고 그에 맞는 훈련을 진행해야 효과가 크다”고 했다. 다른 구단 감독들이 포지션별 무한 경쟁을 강조한 것과 달리 자신만의 역할을 확실히 하고 그 매뉴얼에 따라 훈련 효과를 극대화한 것.
선수들이 성과를 보여줄 때까지 기다려주는 염 감독의 인내심도 선수들에게 힘이 됐다. 6번타자로 낙점받은 이성열(29)은 그동안 잠재력만 있는 선수에서 벗어나 올 시즌 홈런 11개(홈런 2위)를 쳐냈다. 자신을 인정하고 기다려준 염 감독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누구보다 무명 선수의 설움을 잘 아는 염 감독은 주전에 들지 못하는 선수들에게도 각자의 역할을 주고 기회를 기다리며 준비하도록 했다.
염 감독은 ‘공부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에 비해 자신이 부족한 점을 공부로 보완했다. 선수 시절부터 끊임없이 연구하며 적어둔 메모로 서재를 가득 채울 정도다. 이는 다양한 전술로 이어졌다. 염 감독은 상대팀의 허를 찌르는 작전을 구사한다.
지난 25일 롯데 자이언츠와 3-3으로 맞선 9회 말 무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타자 김민성은 번트를 댔다가 이를 풀고 강공으로 나서 끝내기 안타를 쳐냈다. 상대의 허를 찌른 히트 앤드 런 작전이었다. 염 감독은 “올 시즌에 다 보여줄지는 모르지만 그런 작전들이 몇 개 더 있다”고 했다. 그가 최고의 지략가 감독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경문 NC 감독 ‘믿음 리더십’
김경문 NC 감독은 ‘맞춤형 지도’로 신생팀을 프로다운 팀으로 키우고 있다. 다른 팀 1군에서 성공하지 못해 NC로 이적한 선수들에게 김 감독은 “마지막 기회이니 살아남아라”고 격려한다. “크게 휘두르고 삼진 당해도 되니 더그아웃에 들어올 때 절대 고개 숙이지 말아라”고 강조한다. 이미 실패의 아픔을 겪은 선수들에게는 칭찬으로 기를 살려주겠다는 것.
NC에서 첫 프로 생활을 시작한 선수들에게는 원정을 가서 생활 패턴까지 가르쳐줬다. 초보 프로선수들에겐 자상한 감독이다.
김 감독은 이전에 두산 베어스 감독으로 있을 때부터 ‘믿음의 리더십’을 발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NC에 와서도 그의 철학은 변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믿지 않으면 쓰지 않고, 쓰면 끝까지 믿는다”고 말한다. 한두 경기에서 성적을 내지 못했다고 내치면 기가 죽어 자기 실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
그의 이런 선수 기용에 이성민 이민호 노성호 등 1, 2년차 젊은 투수들이 핵심 필승조로 성장했다. 다른 팀에서 이적해온 선발투수 이태양(전 넥센), 이재학(전 두산)도 우려와 달리 각각 4승, 3승을 거두며 김 감독의 믿음에 답했다.
이병훈 KBS N 해설위원은 “NC의 전력은 약하지만 김경문 감독이 리더십을 발휘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돌격대장’ 황유민(22·사진)이 시즌 첫 출전 대회인 대만여자프로골프(TLPGA)투어 폭스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황유민은 2일 대만 타오위안의 오리엔트GCC(파72)에서 열린 TLPGA투어 폭스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그는 개인 통산 67승에 도전한 ‘전설’ 신지애(37·10언더파 278타)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상금 27만달러(약 3억9000만원)를 챙겼다.이날 신지애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로 경기를 시작한 황유민은 5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으며 상승세를 탔다. 후반 들어 10번홀(파5), 15·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한때 3타 차이까지 달아났다. 신지애가 후반 몰아치기로 1타 차까지 바짝 추격했지만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놓쳐 황유민의 우승이 확정됐다.작은 체구에 빠른 스윙 스피드로 장타를 뿜어내는 황유민은 한국여자프로글프(KLPGA)투어의 간판스타다. 지난해 KLPGA 시상식에서 팬들이 참여한 투표를 통해 인기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즌 첫 출전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시즌 시작을 알렸다. 황유민은 올해 KLPGA투어에서 컨디션과 기술 완성도를 끌어올린 뒤 올해 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도전할 계획이다.이번 대회에서는 한국 선수들이 리더보드 상단을 휩쓸었다. 한진선(27)과 홍정민(23), 이동은(20)이 공동 3위(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에 올라 톱3를 한국 선수들이 싹쓸이했고, 김재희가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쳐 톱10에만 6명의 한국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조수영 기자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 ‘괴물 신인’ 경보가 떴다. 지난해 퀄리파잉테스트(QT)에서 5위를 차지하며 올 시즌 도전장을 낸 ‘슈퍼루키’ 문동현(19)이 주인공이다. 문동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골프 팬에게 짜릿한 재미를 안기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문동현은 2023년 국가대표, 지난해 상비군을 거쳐 6월 KPGA 투어프로(정회원) 선발전을 1위로 통과했다. 이어 반년 만에 정규투어 풀시드를 따내며 정규투어에 입성했다. 차세대 스타를 향한 초고속 루트를 밟고 있는 셈이다.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 옆에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경기 중계를 보며 골프에 관심을 뒀다. 문동현은 “타이거 우즈의 플레이와 세리머니를 보며 골프에 빠져들었다”며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나간 대회에서 ‘승부의 짜릿함’을 맛보고 선수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문동현에게는 벌써 강렬한 별명이 있다. ‘리틀 임성재.’ 지난해 5월 우리금융 챔피언십에 아마추어 추천 선수로 출전해 우승자 임성재에 이어 1타 차 준우승을 차지하며 골프 팬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임성재를 똑 닮은 건장한 체격으로 300야드를 넘나드는 드라이버샷을 선보인 그에게 임성재 역시 “최대한 어릴 때 미국으로 오라”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초청 자격으로 출전한 아마추어가 PGA투어 스타를 1타 차로 쫓는 이변을 일으켰는데 문동현은 오히려 “덤덤했다”고 말했다.임성재는 그가 오랫동안 응원해온 우상이다. 가까이서 본 ‘월드 클래스’ 임성재는 역시나 달랐다고 했다. “임성재 프로님이 연습 라운드 때 마지막 홀 그린을 앞두고 같은 자리
리디아 고(28·뉴질랜드)가 시즌 첫 승을 거두며 ‘동화 같은 골프’의 새 페이지를 열었다.리디아 고는 2일 싱가포르 센토사GC 탄종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 여자 월드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로 3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친 리디아 고는 후루에 아야카(25·일본)와 지노 티띠꾼(22·태국)을 4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은 36만달러(약 5억2000만원)다. 세계랭킹 3위 리디아 고는 이번 우승으로 투어 통산 23승, 개인통산 31승을 기록했다.이날 우승으로 리디아 고는 통산 상금을 2059만5105달러로 늘려 여자프로골프의 전설 카리 웹(호주·2029만3617달러)을 제치고 LPGA투어 역대 상금 순위 2위에 올랐다. 1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2258만3693달러)과의 격차는 198만8588달러로 이르면 올해 역전할 수 있다.리디아 고는 지난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파리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금메달을 따 LPGA ‘명예의 전당’ 최연소 입회자가 됐고, 한 달여 만에 메이저대회 AIG 여자오픈까지 거머쥐었다. 시즌 내내 “동화 같은 순간”이라고 감격한 그는 새로운 목표로 커리어 그랜드슬램(메이저대회 4개 석권)을 내세웠다.이날 1타 차 단독 선두로 경기를 시작한 리디아 고는 파 행진을 이어가다가 6번홀(파4)부터 버디 사냥을 시작했다. 특유의 날카로운 아이언샷으로 공을 핀 가까이에 붙여 첫 버디를 잡은 그는 7번홀(파3)에서는 6m 버디퍼트를 잡아내며 질주에 속도를 붙였다.전반에만 3타를 줄인 그와 달리 찰리 헐(29·잉글랜드) 등이 타수를 잃고 고전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11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