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그룹, 300억 장학재단 설립 "인재 육성"…100억 쾌척한 최평규
S&T그룹이 300억원을 들여 ‘S&T 장학재단’을 28일 설립했다. ‘기술보국’과 ‘미래지향’이라는 기업정신에 따라 미래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하자는 취지에서다.

최평규 S&T그룹 회장(사진)은 이날 경남 창원시 풀만호텔에서 발기인대회를 갖고 장학재단을 출범시켰다. 발기인대회에는 재단이사장을 맡은 최 회장을 비롯 장학재단 이사진과 상공계 인사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장학재단 재원은 최 회장이 출연하는 현금과 주식 100억원, S&T중공업과 S&T모티브가 각각 출연하는 100억원 등 300억원 규모다.

최 회장은 “2008년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교육 소외계층이 늘어나고 있다”며 “기업도 경영난을 겪고 있지만 미래를 위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더욱 필요한 때”라고 장학재단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창업 30주년을 맞은 2010년 장학재단을 설립하려고 했는데 여건이 안 돼 4년 늦어졌다”며 “지금이라도 재단을 세우게 돼 마음이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에게 장학재단 설립은 남다르다. 경영인으로 34년간 활동하면서 처음 하는 장학사업이어서다.

최 회장은 “지금 이공계 출신 엔지니어들은 설 자리가 없다”며 “장학금을 이공계 위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대학(경희대 기계공학) 다닐 때 장학금을 받아보니 경제적 혜택보다는 자신감 부여가 더 컸다”며 “장학사업도 젊은이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도록 운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재단 설립 초기인 올해와 내년은 이자수익금과 주식 배당수익금이 적어 많은 인재에게 장학금이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라며 “재단이 본격 가동되는 2015년부터 매년 100여명 이상에게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27세의 나이에 사업을 시작한 최 회장은 전문 기술기업인으로 입지를 굳혀왔다. 사업 외형을 키우기보다 정밀기계공업 한 길을 걸으며 S&T그룹을 자산 2조5000억원 규모의 중견그룹으로 키워냈다.

S&T그룹은 지주회사인 S&T홀딩스를 비롯해 S&T중공업과 S&T모티브, S&TC, S&T모터스 등 국내 상장 5개사를 포함해 국내외 20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S&T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K2전차용 1500마력급 6단 자동변속기는 군운용시험(OT)에서 시험항목을 모두 마치고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S&T그룹은 2004년부터 방학 때마다 계열사 사원 자녀 등이 참여하는 ‘S&T 청소년 영어캠프’를 열고 있다.

최 회장은 “S&T는 무리하지 않는 기업 체질을 갖고 있는 데다 부채 비율이 낮아 불황에도 잘 견딜 수 있다”며 “앞으로 기업 운영을 통해 재원이 더 생기면 기금을 추가로 조성해 장학사업 규모를 키워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창원=강종효 기자 k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