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카드를 앞세운 업계 3위 삼성카드가 올 들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2위 KB국민카드를 바짝 뒤쫓아 1분기 말 기준으로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 차이가 0.2%포인트로 좁혀졌다. 2003년 카드사태 이후 약 10년 만에 삼성카드가 2위 자리를 탈환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카드, 올들어 점유율 급속 확대…1분기 0.4%P 증가…10년만에 2위 탈환 여부 주목

○삼성카드, 2위 탈환?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시장점유율은 3월 말 현재 13.7%다. 작년 말 13.3%에서 0.4%포인트 올랐다. 반면 업계 2위인 KB국민카드의 점유율은 이 기간 중 14.5%에서 13.9%로 0.6%포인트 낮아졌다.

삼성카드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진 데는 ‘숫자카드 시리즈’의 공이 컸다. 삼성카드 1, 삼성카드 2 식으로 숫자로 구분하는 이 시리즈는 카드별 혜택이 명확하게 적혀 있다. 출시 1년6개월 만에 200만장 이상이 발급됐다. 삼성이 신용카드 시장에서 높은 기업고객 비중(35%)을 바탕으로 선전 중이어서 2위 자리를 탈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실제로 2위에 올라서려면 장벽도 만만찮다. 최근 경기침체 등으로 신용카드 시장은 쪼그라들고 대신 체크카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체크카드는 국민은행을 끼고 있는 KB국민카드에 훨씬 유리한 시장이다. 실제 3월 기준 체크카드 시장에서 KB국민카드의 점유율(21.2%)은 삼성카드(1.8%)를 크게 앞서고 있다.

○신용카드 업계 수익 반토막

신용카드시장 전반의 수익성과 건전성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삼성 현대 롯데 비씨 하나SK KB국민 신한 등 7개 전업카드사는 지난 1분기에 46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작년 1분기(8431억원)에 비해 45.2% 감소했다.

순이익이 급감한 것은 작년 동기에 발생한 일회성 이익이 사라진 영향이 컸다. 작년에는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주식 매각이익(4373억원)이 있었는데 올해는 신한카드가 비자 주식을 매각해 304억원을 벌어들인 것 외에는 대규모 이익 발생 요인이 없었다.

작년 말에 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를 가맹점 쪽에 좀 더 유리하도록 조정한 영향으로 관련 이익이 287억원 줄어든 탓도 있었다.

카드사별로는 KB국민카드의 실적이 돋보였다. KB국민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1212억원으로 작년 동기(636억원)보다 90.7% 급증했다. 대손상각 기준이 종전 ‘3개월 이상 연체’에서 ‘6개월 이상’으로 변경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하나SK카드는 1분기에 14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하지만 적자폭은 작년 1분기(203억원 적자)보다 줄어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카드는 일회성 요인이 사라져 순이익이 80.9% 급감한 956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카드도 338억원에서 93억원으로 72.5% 쪼그라들었다. 신한카드의 이익은 10.1%, 현대카드 이익은 8.8% 각각 줄었다. 삼성카드가 작년 일회성 요인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롯데카드의 수익성이 급속히 악화됐다고 할 수 있다.

이상은/임기훈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