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융시장 불안이 한국 증시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 증시가 연일 출렁이고, 시장 시각이 변화하면서 한국 증시 전망을 밝게 보는 증시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28일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아시아 증시 상승 국면에서 소외됐던 한국 증시의 반등이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증시는 지난 23일 7.32% 폭락한 후 24일 반등(0.89%)했으나 27일 다시 3.22% 급락했다. 28일에도 1%대 하락 출발한 뒤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25분 현재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41.82포인트(0.30%) 오른 1만41.40을 기록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27일 기준 최근 4거래일간 일본 닛케이의 상승폭은 9.5%에 달해 일상적인 조정으로 이해하긴 어렵다" 며 "증시뿐 아니라 채권, 외환시장 모두 일정한 조정을 거치며 향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 주가 급락은 일본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가 약화됐기 때문 " 이라며 "일본발(發) 변동성이 이번 주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금리 리스크'로 촉발된 일본 증시 급락이 일본에 대한 일방적 기대가 균형을 찾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제와 시장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인 환율의 경우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103엔 대 중반까치 치솟았던 엔·달러 환율이 100엔 선으로 재진입했다" 며 "원·엔 환율도 1100원 대로 복귀해 엔화 약세로 인한 경쟁력 약화 우려를 일부 씻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베노믹스에 '무한 신뢰'를 보냈던 시장 반응이 다소 바뀌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한국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본 증시 조정이 엔화 약세로 이어지기보단 엔화 강세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며 "이럴 경우 아시아 증시에선 일본과 경합을 벌이는 한국과 중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은 정책상 여전히 긴축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반면 한국은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 증시의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도 "엔화 약세가 한국 증시에 큰 부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지수의 반응은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