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자산운용사] KB자산운용 조재민 사장 "좋은 종목 잘 골라 담아 장기 수익률 높인다"
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사진)은 15년간 자산운용업계에 몸담은 ‘한국 자산운용업계의 터줏대감’이다. 금융지주 계열 자산운용사 사장으로서 2009년 5월 이후 4년 넘게 ‘장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좋은 종목을 잘 골라 담아 장기 수익률을 높인다’는 단순하지만 지키기 힘든 투자원칙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한다.

조 사장은 유행을 좇는 펀드 상품을 시장에 쏟아내기보다 ‘대표 펀드들의 장기 수익률을 높게 유지하는 것’을 중시한다. KB자산운용의 시장점유율을 2009년 2%대에서 2013년 10%대로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조 사장의 운용철학은 KB자산운용의 대표 가치주펀드인 ‘KB밸류포커스’와 성장주펀드 ‘KB그로스포커스’의 수익률로 확인된다. KB밸류포커스의 3년 수익률은 70%를 넘었고 그로스포커스 역시 30%에 가까운 3년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그는 “펀드나 운용사의 한 해 수익률이 좋으면 이듬해 수익률이 나빠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KB자산운용은 1년, 2년, 3년을 비롯해 5년 내내 좋았다”며 “무리하게 운용하기보다 장기투자 원칙에 입각한 운용철학을 지키고 철저한 리스크관리를 병행해 나간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우수한 장기 성과가 유지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쌓였고, 입소문이 나면서 자금이 계속 들어왔다는 말이다.

조 사장이 ‘장기 투자’ 철학을 확고하게 세울 수 있었던 것은 15년 넘게 자산운용업계에 몸담으며 쌓은 경험 때문이다. 그는 “유행을 좇아 펀드가 양산되고, 상투잡는 고객과 자투리펀드들이 잔존하는 한국 펀드시장이 무척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래서 “신상품을 많이 내기보다는 소수 대표펀드들의 좋은 장기수익률을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선진국처럼 펀드의 장기수익률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좋은 주식이나 좋은 펀드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좋은 투자 방법이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는 어렵다”며 “성장형과 가치주 대표펀드를 육성하는 글로벌스탠더드를 꾸준히 실천해 왔다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조 사장 취임 이후 KB자산운용은 인프라펀드 시장에서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임대형민자사업(BTL) 수익형민자사업(BTO) 방식의 인프라펀드를 통해 거가대교, 대구~부산 고속도로, 군산항만 등에 투자하고 있다”며 “운용기간이 최소 10년 이상인 대체투자분야는 저금리 환경에서 안정적인 장기성과가 필요한 기관투자가들에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