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이던 미국 증시에 제동이 걸렸다. 경기회복 기대를 뒷받침할 경제지표와 정부 발언이 떨어진 탓이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2.47포인트(0.28%) 하락한 1만5233.2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31포인트(0.50%) 내린 1650.47을, 나스닥종합지수는 6.37포인트(0.18%) 낮은 3465.24를 기록했다.

양적완화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미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발언이 결정적이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경제 회복 기미가 나타다고 있다" 며 "연준이 빠르면 올 여름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고 연말에 이를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탈리아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미국 실업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면서 "당장 다음 달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 회복 기미보단 정부가 경기부양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부진한 경제지표도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4주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6만 건을 기록해 전망치 33만 건을 훨씬 웃돌았다. 증가폭은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였다.

미국의 4월 신규 주택 착공 건수는 전월보다 16.5% 감소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보다 0.4% 떨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요 위축에 따른 디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증시가 다시 상승 랠리를 탈 것이란 기대의 목소리도 많다.

바이리니 어소시에이츠의 라슬로 비리니 회장은 "비관적인 시장 분위기를 깨뜨릴만한 기업 실적이나 경제지표가 발표된다면 증시는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