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씨가 증시엔 악재?
서울의 맑은 공기가 증시의 장기 침체를 암시하는 ‘전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우리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국의 경제활동이 둔화되면서 오염물질 배출이 적어졌다는 게 근거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0일 “중국의 공기오염지수(API)와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며 “올해 황사 발생이 크게 줄어드는 등 화창한 날씨가 이어져 건강을 얻었지만 대신 중국의 성장동력 약화로 돈을 잃은 셈이 됐다”고 했다.

신한금융투자가 2011년 3월 이후 중국의 API와 PMI 간 관계를 살펴본 결과 공기가 탁해져 API가 평균(80)보다 높을 때 PMI가 50 이하를 기록한 적은 없었다. PMI가 50 미만이면 경기위축을,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뜻하는 만큼 대기오염이 심할 때는 경기도 성장세라는 믿음이 강했다. 반면 공기가 맑아 API가 평균 이하에 머물 때는 PMI 역시 49~51 사이를 맴돌았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올봄의 맑은 하늘은 중국 경제활동 약화의 산물로 증시엔 악재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27일 기준 중국 대기의 오염지수는 60으로 평균(80)에 크게 못 미쳤다. 자연스럽게 4월 중국 PMI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약해지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 탓인지 4월 코스피지수도 2.04% 떨어지는 약세에 머물렀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