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열리는 ‘2013 서울국제3D페어’에 참가하는 한국 3D업체들이 24일 중국 베이징 르네상스캐피털호텔에서 ‘중국 3D 시장 진출을 위한 비즈니스 로드쇼’를 열고 있다. /김태완 기자
다음달 열리는 ‘2013 서울국제3D페어’에 참가하는 한국 3D업체들이 24일 중국 베이징 르네상스캐피털호텔에서 ‘중국 3D 시장 진출을 위한 비즈니스 로드쇼’를 열고 있다. /김태완 기자
조선시대 축제를 3차원(3D) 입체영상으로 복원한 다큐멘터리 ‘의궤, 8일간의 축제’(KBS), 곤충들의 삶을 최첨단 3D 장비와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해 역동적으로 담아낸 ‘곤충, 숨겨진 지구’와 ‘공룡탐험대의 모험’(MBC), 탄자니아 세렝게티국립공원의 동물과 사람들의 삶을 3D로 촬영한 다큐멘터리(리코필름)….

한국의 3D 콘텐츠가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다음달 열리는 ‘2013 서울 국제3D페어’에 참가하는 15개 한국 3D 업체가 24일 베이징 르네상스캐피털호텔에서 마련한 ‘중국 비즈니스 로드쇼’를 통해서다. 이날 로드쇼에는 CCTV, 보신훙, 3D중화를 비롯해 주요 방송사 배급사 제작사 등 17개 업체가 구매 상담에 참가했다. 양국의 3D 업체들이 중국에서 비즈니스 협력의 장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한국 3D 콘텐츠의 중국 시장 진출에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 주요 3D 업체 대거 참가

로드쇼에는 올해 하반기 국내 3D 시험방송을 앞두고 있는 지상파 방송 4사(KBS MBC SBS EBS)와 텍스터스튜디오스, 크리스피, 엠텍솔루션 등 주요 3D 제작·기술 업체가 대거 참가했다. 해외 3D 콘텐츠를 수입하는 중국의 주요 바이어도 대부분 참가해 한국 3D 콘텐츠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행사는 한국 3D 업체들의 프레젠테이션에 이어 업체별 비즈니스 상담과 만찬 등으로 8시간 동안 이어졌다.

김원동 아시아홈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중국의 3D 콘텐츠 최대 구매자인 CCTV를 비롯해 주요 방송사 및 배급사 대부분이 행사에 참가했다”며 “중국은 3D 콘텐츠 공급이 부족해 이번 행사가 한국 3D 콘텐츠의 중국 진출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 기술력에 중국 바이어 감탄


이날 소개된 ‘의궤, 8일간의 축제’는 KBS가 3D 다큐멘터리로는 두 번째로 제작한 작품. 최필곤 KBS PD는 “200년 전 한지에 그려진 그림들을 3D 입체영상으로 복원했고 역사적 배경을 드라마 방식으로 설명하는 등 지적 호기심과 극적 재미를 동시에 추구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SBS는 슈퍼주니어 카라 등 한류 스타들의 공연 실황을 3D로 제작한 시리즈를 선보였다. EBS는 마야문명·바빌론문명·고대 로마시대 등을 배경으로 한 역사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소개하면서 중국 업체들에 중국의 역사 다큐멘터리 공동 제작 및 해외 공동 배급을 제안했다.

저우원페이 펑윈방송 주임은 프레젠테이션을 본 뒤 “한국의 3D 콘텐츠 수준이 과거에 비해 크게 발전한 것 같아 깜짝 놀랐다”며 “특히 자연 다큐멘터리는 세계적인 수준이었고 3D 한류 스타 콘서트와 역사 다큐멘터리는 한국의 장점을 살린 작품이어서 세계 시장에서도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유통업체 보신훙의 취안밍궈 부사장은 “한국 3D 업체의 콘텐츠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던 첫 기회였다”며 “중국의 3D 시장은 초기여서 이런 행사를 통해 양국 간 교류를 더욱 넓혀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 3D 프로그램 일괄 구매

이번 로드쇼는 다음달 21~24일 서울에서 열리는 ‘2013 서울 국제3D페어’를 앞두고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주관하는 서울 국제3D페어는 지난해 20여명의 중국인 바이어를 초청, 크리스피와 스카이 HDTV 등이 중국 업체와 계약하는 성과를 냈다. 크리스피는 당시 3D차이나로부터 ‘흑백인간의 탄생’을 3D 영화로 제작하는 데 150만달러를 유치했다. 또 보신훙은 지난 2월 스카이 HDTV가 제작한 모든 3D 프로그램을 일괄 구매하기로 계약했다. ‘2013 서울 국제3D페어’는 올해 행사를 실질적인 3D 마켓으로 만들기 위해 이날 로드쇼에 참가한 중국 업체 대부분을 다시 초청해 투자 및 수출입 상담을 계속할 예정이다. 송만호 미래부 방송통신콘텐츠과 사무관은 “비즈니스 로드쇼를 매년 개최해 중국 3D 시장을 공략하는 전초기지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