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난 내 여자니까"…연상女·연하男 부부 급증
지난해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남성과 결혼한 여성이 4만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2년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한 초혼 부부 가운데 여성 연상 부부는 4만쌍을 기록, 비중이 15.6%에 달했다. 1년 전(15.3%)보다는 0.3%포인트, 10년 전 2만7900쌍보다는 43.3% 높아졌다. 이는 통계청이 혼인·이혼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남자 연상 부부의 비중은 68.2%, 동갑부부는 16.2%로 집계됐다. 여성이 남성보다 10세 이상 많은 부부도 지난해 300쌍(0.1%)에 달했다. 남녀 모두 초혼인 부부는 25만7000쌍(전체 32만7100쌍)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결혼 적령기에 있는 남성의 숫자가 더 많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하면서 결혼에 대한 가치관도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재혼 여성과 결혼하는 초혼 남성도 늘고 있다. 남성 초혼, 여성 재혼 부부 비중은 5.8%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높아졌다. 남성 재혼, 여성 초혼 부부는 4.1%로 지난해보다 3.1%포인트 낮아졌다.

결혼 연령도 점차 늦어지고 있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2.1세, 여자 29.4세로 각각 전년 대비 0.2세, 0.3세 늘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녀 모두 2.4세씩 결혼 시기가 뒤로 미뤄졌다.

지난해 총 이혼 건수는 11만4300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 다만 지난해 50대를 넘어서 이혼한 부부는 총 3만7400명으로 전년(3만5200명)에 비해 6.3%, 10년 전인 2002년(1만9600명)보다 90.8% 늘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이혼의 32.8%에 달한다.

50대 이상 남성의 이혼 건수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많았다. 50대 이상 여성이 이혼하는 경우도 2만4100명으로 지난해(2만2500명)보다 7.1% 늘어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20대와 30대의 이혼은 각각 4만8000건, 2만8800건으로 각각 7.7%, 5.6%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여성의 경제 활동 증가로 부부간 지위가 동등해지면서 결혼과 이혼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고 있다”며 “기대 수명이 늘어나면서 50대 인구 수가 증가한 것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20년 이상 결혼 생활을 지속한 뒤 이혼한 부부의 비율은 26.4%를 기록했다. 평균 이혼 연령은 남자 45.9세, 여자 42.0세로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혼 부부의 평균 혼인 지속기간은 13.7년이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