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경쟁이 심화됐고 사업 노하우가 부족하기 때문에 해외 매출이 급증한 건설사들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대형 건설업체들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몇 달 전 경고성 보고서를 낸 회사채 애널리스트들이 주목받고 있다. 동양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상당수 증권사들은 지난해 말 ‘2013년 회사채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이들 업체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한금융투자 채권 리서치팀은 지난해 11월 말 “해외 플랜트 수출 비중이 높은 대형 건설업체들의 수익성은 생각보다 좋지 않다”며 “국내 위주 우량 건설업체보다 나쁘다”는 분석을 제기했을 정도다.

회사채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주식 담당 애널리스트들보다 앞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을 수 있었던 데에는 업무 환경 차이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한 증권사 채권 리서치 팀장은 “채권 운용은 주식과 달리 매입한 뒤 만기까지 보유하기 때문에 신용사건 발생 여부가 주 관심사”라며 “비관적인 시각을 오히려 선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채 관련 보고서는 대개 몇몇 투자자들을 위한 ‘내부용’이라 눈치를 덜 보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얼마 전 매도 리포트를 낸 애널리스트의 경우 빗발치는 비난에 마음고생을 하다가 안면마비가 왔을 정도”라며 “매도 리포트를 내면 무조건 ‘나쁜 놈’으로 모는 행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