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지원 없어야 더 유리하다고? 표정관리 하는 안철수

출마준비 이동섭 사퇴
대선직전 文과 입장 역전

4·24 재·보궐 선거(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사진)가 안도의 한숨을 쉬는 모양새다.

최근 민주통합당 지도부의 무공천 결정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검토했던 이동섭 노원병 지역위원장이 1일 출마 의사를 접고 안 전 교수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또 여론조사에서도 상대 후보인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안 전 교수는 이날 오후 노원구의 한 아파트단지 내 상가에서 이 위원장을 직접 만나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안 전 교수는 “참 안타깝고 죄송스럽다. 제 대선 때 경험도 떠오른다”며 “지역 정치 선배인 이 위원장은 물론 그 지지자들의 마음을 담으려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여론도 호전되고 있다.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전 교수는 40.5%를 얻어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24.3%)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5.1%) △정태흥 통합진보당 후보(0.5%) 등에 크게 앞섰다.

여기에 문재인 민주당 의원도 지원 의사를 내비쳤다. 대선 직전 후보직을 사퇴한 안 전 교수가 문 의원에 대한 지원 유세를 벌였던 당시와는 입장이 바뀐 것이다.

문 의원은 최근 “안 전 교수가 잘되는 게 야권과 민주당에 좋다”며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겠다”고 말했다.

대선 당시 문 의원은 안 전 교수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필사적이었다.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대선때 후보 단일화의 파트너였던 문 의원이 돕지 않는게 안 전 교수의 득표에 더 유리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문 의원이 안 전 교수를 적극 지원할 경우 지지율이 52.8%(양자 대결 기준)에서 46.4%로 오히려 감소했다. 문 의원의 지원으로 이탈하는 안 전 교수 측 지지층이 전체의 약 21.5%로 집계됐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 전 교수가 굳이 민주당의 힘을 빌리지 않고 독자적으로 선거를 치르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