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52를 대체하는 미군의 스텔스 전략폭격기인 B-2(스피릿) 두 대가 28일 한반도에서 폭격 훈련을 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먼공군기지에서 전날 밤 출격한 B-2 폭격기 두 대는 공중 급유를 받으며 1만500㎞를 비행, 낮 12시를 전후해 한반도에서 임무를 수행한 뒤 복귀했다. B-2 폭격기 두 대는 전북 군산 앞바다 직도사격장에 훈련탄을 투하했다. ‘보이지 않는 폭격기’로 핵무장이 가능한 B-2가 한반도에서 훈련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미 전략사령부 소속 B-2가 이례적으로 한·미 연합 기동훈련인 ‘독수리(FE)연습’에 참가한 것이라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주한미군 측은 “B-2가 미 본토에서 발진해 공중 급유까지 받으며 날아와 훈련했다는 점은 핵 억제력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지난 26일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 등에 공격 위협을 가한 데 대한 무력시위 성격도 있다.

미군은 최근 전략폭격기인 B-52와 핵잠수함인 샤이엔의 훈련 참여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북한은 B-52 훈련과 관련, “다시 출격한다면 적대세력은 군사적 대응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이에 따라 B-2 폭격기 훈련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B-2는 1989년 시험비행을 했고 2003년 22대의 전력화를 완료했다. 폭 52.1m에 길이 20.9m로 레이더 반사 면적을 극소화해 스텔스 원칙에 충실한 폭격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장 탑재 능력은 22t이다. 최대 비행고도는 약 1만5000m로 고고도 침투가 가능해 지대공 미사일로 요격하기 쉽지 않다.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인 재즘(JASSM) 16발, 위성항법장치(GPS)형 관성유도 폭탄(JSOW) 16발, 합동정밀직격탄(JDAM) 80발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총 중량 1만8144㎏에 달하는 핵폭탄 16발을 탑재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B-2는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이 있어 적진 깊숙이 침투해 가공할 만한 재래식 및 핵 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며 “북한이 가장 두려움을 느낄 만한 무기”라고 평가했다.

한편 우리 군 관계자는 “북한의 지하 핵·미사일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레이저유도폭탄(GBU-28·벙커버스터)을 5월 중 미국에서 도입, 연내 실전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