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3년물 금리가 8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하며 사상 최저 기록을 다시 썼다. 한국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란 기대감이 강해진 때문이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45%로 최종 호가됐다. 기존 사상 최저인 전날의 2.58%보다 0.13%포인트 급락했다. 이 같은 낙폭은 한국은행의 ‘기습적인’ 금리 인하가 이뤄졌던 지난해 7월12일(-0.22%포인트) 이후 최대다.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이날 연 2.51%로 전날보다 0.14%포인트 하락했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7월(-0.24%포인트) 이후 가장 낙폭이 컸다. 정부가 올해부터 지표채권으로 지정한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연 2.73%로 0.13%포인트 내려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추면서 한국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을 키웠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3%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공 연구원은 “이탈리아 연립정부 구성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미 국채를 비롯한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27일 연 1.851%로 0.055%포인트 떨어졌다.

이날 금리는 한은이 두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창섭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전날까지 채권 금리는 이미 한 차례 이상의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었다”며 “이날 금리 하락은 금리 인하폭이 예상보다 클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달까지 5개월째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하고 있다.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다음 금융통화위원회는 내달 11일에 열린다.

한편 국고채 20년물은 이날 0.12%포인트 떨어진 연 2.95%, 30년물은 0.11%포인트 하락한 3.07%를 나타냈다. 20년물은 사상 최저, 30년물은 지난해 11월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