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은 실제 핵연료 물질을 사용해 원자력 발전소의 증기 폭발 현상을 규명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자력기구(NEA)의 국제 공동 연구 프로젝트로 진행됐으며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프랑스 원자력청(CEA)이 공동 주관했다. 그동안 1~2㎏의 소량 핵연료 물질을 사용한 실험과 달리 이번에는 20㎏ 규모의 핵연료 물질을 사용해 증기 폭발 위험성을 실제적으로 검증했다. 증기 폭발은 원전 사고로 인해 핵연료가 녹아 생성된 노심용융물과 냉각수가 반응해 수증기가 발생하면서 순간적으로 높은 압력이 생겨 폭발하는 현상이다.

송진호 한국원자력연구원 중대사고·중수로안전연구부장은 “원자로 증기 폭발 모의실험장치인 ‘TROI’에 핵연료 물질(노심용융물)을 사용해 실험을 해보니 원전 안전해석 소프트웨어의 계산 값과 유사한 폭발 결과가 나타났다”며 “기존 대체 물질인 알루미나를 사용한 실험에서 원전 안전해석 소프트웨어 값보다 큰 폭발력이 나와 생긴 논란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실험 결과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한국형 원전 ‘APR1400’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데도 활용될 예정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