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은 17일 ‘한·미 FTA 발효 1년, 통상질서 변화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란 보고서에서 “발효된 지 1년밖에 안 된 한·미 FTA의 효과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을 불가능하다”며 “이에 대한 논란보다는 현재 한국이 누리고 있는 FTA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는 세계 통상 판도 변화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는 한·미 FTA 발효와 함께 바로 없어졌지만 완성차 관세는 2016년 이후에 사라지기 때문에 당장 자동차 분야 성과를 속단하기 이르다는 것이다. 또 의약품과 법률 시장도 4~5년 후부터 본격적으로 개방되기 때문에 한·미 FTA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김형주 연구위원은 “국내에서 한·미 FTA에 대한 논란을 벌여온 1년간 국제 통상 무대는 크게 변했다”며 “영향을 분석하고 대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흐름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과 선진국 간 경제권 통합 작업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중·일과 아세안 10개국,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미국 일본 호주 베트남 칠레 등 태평양 연안 국가들이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위한 협상이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원산지 규정이 복잡해 행정 비용이 급증하는 양자간 FTA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소규모 다자간 FTA에 대한 논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