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은행들이 국내에서 외화로 대출해 주는 금액이 작년에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 건설업 등이 침체되면서 돈을 빌리려는 수요가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작년 말 기준 국내은행의 거주자(국내에 거주하는 사람) 외화대출 잔액이 299억3000만달러로 2011년말(355억달러)에 비해 15% 가량 줄었다고 14일 발표했다. 2008년말 431억달러였던 외화대출 잔액은 이해 금융감독 당국이 외화대출의 사용처를 시설자금 등으로 한정한 뒤 5년째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특히 작년엔 감소폭이 매우 컸다. 2011년에는 외화대출이 5억8000만달러 줄었는데 작년에는 56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엄일용 금감원 외환감독국 외환업무팀장은 “원화가 강세를 띤 데다 조선·해외건설 등의 침체로 기존 대출은 상환되고 새 대출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화별로 보면 지난해 미국 달러화 대출이 26억달러 감소했고, 엔화대출도 28억5000만달러 줄었다.

달러화대출의 평균금리는 2011년말 연 3.33%에서 작년 말 연 3.23%로 0.1%포인트 낮아졌고, 엔화대출 평균금리는 이 기간 연 4.02%에서 연 3.82%로 0.2%포인트 떨어졌다. 원화가치 상승으로 외화대출자의 환차손은 2011년말 7조6000억원에서 작년 말 2조5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