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팀장은 라면을 끓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물의 양’과 ‘불의 세기’를 꼽았다. ‘신라면’을 조리할 때 추천하는 물의 양은 550㎖인데, 500㎖ 생수병으로 한 병을 붓고 10분의 1가량을 더 부으면 된다.
생수병이 없을 때에는 종이컵을 이용해도 된다. 종이컵의 용량이 200㎖이므로 종이컵에 가득 담은 물을 두 번 따르고 3분의 2가량을 추가하면 된다. 라면회사들이 판촉용으로 제작한 라면 계량컵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물이 끓으면 분말스프, 건더기스프를 함께 넣고 4분30초를 더 끓이는 게 가장 좋다. 끓이는 시간은 면의 종류에 따라 30초~1분가량 차이가 있으므로 조리법을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국물이 없이 비벼 먹는 라면 ‘짜파게티’는 조리법에 더욱 유의해야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물 600㎖(종이컵 3개 분량)를 끓인 후 면과 건더기 스프를 넣고 5분을 더 끓인다.
이후에 물을 여덟 숟가락 정도 남기고 따라버린 뒤 과립스프와 올리브 조미유를 넣고 저으면 가장 잘 비벼지고 맛있는 상태가 된다. 약한 불에서 비비면 더 잘 비벼진다.
불의 세기도 중요하다. 라면의 면발은 이미 익혀서 건조된 상태이기 때문에 센 불에 빠르게 끓여야 먹는 동안 붇지 않고 쫄깃함을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열 전도율이 좋은 양은냄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라면회사 연구실에서도 양은냄비를 사용한다.
끓이는 동안 젓가락이나 집게를 이용해 면을 들어올리면 면이 공기와 만나 조금 더 쫄깃해진다. “드라이기로 바람을 불어주면 더 쫄깃해진다”는 얘기도 있지만 연구 결과 잠깐씩 들어올려주는 것과 쫄깃함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호에 따라 파를 썰어넣으면 국물맛이 개운해지기도 한다. 계란을 넣으면 맵고 짠맛을 중화시켜 국물맛이 부드러워지는 동시에 단백질을 보충할 수도 있다. ‘파송송 계란탁’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나올 정도로 파와 계란을 넣는 것은 라면을 맛있게 먹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많은 한국인에게 검증된 레시피라고도 할 수 있다.
계란을 넣을 때에는 마지막에 넣어줘야 국물 맛이 더 부드러워진다. 주의할 점은 끓고 있는 라면에 계란을 깨뜨릴 때 냄비 안에서 휘젓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면이 서로 달라 붙기도 하고 국물이 지저분해 보여 좋지 않다.
흰자와 노른자가 적당히 섞인 계란을 먹고 싶다면 냄비 대신 그릇에 계란을 미리 풀어 놓은 후 불을 끄기 직전 냄비에 휘둘러 부으면 된다. 라면 국물이 더욱 깨끗하고 맛도 깔끔해진다. 잘게 썬 대파를 함께 넣어주면 파 향이 감칠맛을 더해 준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