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대회 72홀 동안 퍼트수 100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세계랭킹 2위)가 올 시즌에 들어 벌써 2승을 올리며 범상치 않은 샷을 보여주고 있다.

'성추문' 이후 극심한 슬럼프를 겪은 우즈는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3승을 수확, 다시 일어섰음을 확실히 알렸다.

하지만 우즈는 지난해 메이저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하지 못해 메이저 최다 우승 기록(18승·잭 니클라우스)에 4승이 모자라는 14승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우즈가 다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론도 나왔다.

하지만 1일 끝난 캐딜락 챔피언 우승으로 오는 4월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 같은 기대감은 우즈가 상금 규모나 출전 선수 면에서 메이저대회나 다름없는 캐딜락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는 데서 나온다.

이 대회는 세계 6대 투어가 공동 주최하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중에 하나다.

세계랭킹 50위 안에 드는 선수들이 거의 빠짐없이 나왔다.

우즈는 세계 강호들이 견제하는 가운데서도 1라운드 공동 선두에 이어 2∼4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를 질주하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역전불허'의 우즈는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출발한 대회에서 2번을 제외하고 40차례 우승컵을 가져왔다.

경기 내용도 매우 좋았다.

우즈는 캐딜락 챔피언십에서 72홀을 도는 동안 퍼트수를 단 100개만 기록했다.

이번 대회 개막 전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로부터 퍼트 레슨을 받은 우즈는 우승한 뒤 스트리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스트리커는 "내 도움 없이도 우즈는 우승했을 것"이라며 "이번 대회에서 우즈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성기였던 2000년대 초반 우즈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골프클럽 교체 뒤 부진에 빠졌던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번 대회에서 공동 8위에 올라 샷 감각을 되찾았다.

매킬로이는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이번 대회에서 자신감을 찾았다"고 말했다.

정상 컨디션에 오른 매킬로이와 상승 일로에 있는 우즈가 마스터스 대회에서 벌일 대결에 세계골프계는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