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이후 EU 측이 훨씬 큰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EU 집행위원회가 지난달 25일 유럽의회에 제출한 ‘한국·EU FTA 이행연례보고서’는 FTA가 발효된 2011년 7월~2012년 6월까지 12개월간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 EU 측이 더 많은 혜택을 봤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FTA가 발효된 뒤 12개월과 그 이전 4년간의 12개월 평균을 비교한 결과 EU의 대(對)한국 수출은 37% 증가했다. 특히 관세가 폐지된 완전자유화 품목의 경우에는 54%(44억유로) 증가했다. 이 기간 같은 품목의 전 세계 수출은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한국과의 FTA가 EU의 수출 증대에 뚜렷하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부분자유화 품목의 수출도 35%(39억달러) 증가했다.

반면 FTA 발효 이후 EU의 한국산 제품 수입은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보고서는 수입 증가가 미미한 수준에 머문 것은 EU 회원국들의 경기 침체가 주요한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또 한국 기업들이 생산 시설을 EU로 옮긴 것도 한국의 대EU 수출 증가를 억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완전자유화 품목의 경우에는 한국, EU 양측 모두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EU의 한국에 대한 자동차 수출은 금액으로 69%(8억4000만달러), 대수로는 70%(3만3000대) 증가했다. 한국에서의 수입은 금액으로 20%(6억6300만달러), 대수로 12%(4만5000대) 증가했다. 보고서는 장기적으로는 FTA 체결로 양측 모두 교역이 확대되는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