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전 간부회의…추 부위원장 "긴장 늦추지 말라"

금융위원회가 '대책반장'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던 김석동 전 위원장이 빠지자 비상체제로 돌입했다.

차기 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무사히 넘겨 부임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장 직무대리를 하는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은 김 전 위원장이 퇴임한 지난 26일부터 매일 오전 간부회의를 연다.

평소엔 일주일에 한 번이었지만, 위원장 부재(不在)로 매일 열리게 됐다고 금융위 관계자는 28일 전했다.

회의에선 국장급 이상 간부들이 현안을 보고하고 업무지시를 받는다.

1~2시간에 걸쳐 추 부위원장이 모든 사안을 꼼꼼히 챙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 부위원장은 간부들에게 "과도기라고 긴장을 늦추지 말고 집중력을 발휘해 행정 공백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날 오전에도 이탈리아 총선과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는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금융위의 한 간부는 "오히려 김 전 위원장 시절보다 업무강도가 세진 느낌"이라고 혀를 내두르면서 "'한 치의 빈틈도 보이지 말라'는 엄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차기 위원장 내정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인사·감사조직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 청문회 준비를 하고 있다.

금융위원장과 한국은행 총재가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임명되도록 지난해 법이 개정돼 이번이 청문회의 검증을 받는 첫 사례다.

금융위 안팎에선 과도기가 길어지면 금융행정에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차기 위원장 지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기 위원장 후보는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임종룡 국무총리실장,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 추 부위원장,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 전·현직 관료가 거론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인수위원을 맡은 홍기택 중앙대학교 교수, 김준경 전 청와대 금융비서관, 이덕훈 서강대학교 초빙교수도 물망에 오르내린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